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주 목요일. 더위를 피해 설악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6시30분에 올림픽대로를 탔더니 9시가 되기도 전에 울산바위 전망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울춘천고속도로와 미시령터널를 이어주는 모든 도로가 완전 개통되면서 서울과 설악산은 웬만한 영서지역보다 가까워졌다.
차에서 내리자 싸늘한 기운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열대야로 잠못이루는 서울과 달리 그곳의 수은주는 20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울산바위 전망대에서 구름에 가려진 울산바위를 짧게 감상한 후 아침을 먹기 위해 학사평 순두부 마을로 운전대를 돌렸다.
한화리조트 설악점에서 숙박을 할 때면 항상 학사평 순두부 마을에서 첫 끼니를 해결하는데, 이유는 장시간 운전으로 위축되어 있는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성분인 '리놀산'이 두부에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침을 먹고 나서 시계를 보니 9시 30분. 체크인 시간인 오후 2시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서 국내 최고 수질을 자랑하는 설악 워터피아에서 온천욕과 스파 등을 즐겼다.
터키에서 공수했다는 가라루파 닥터피쉬도 체험했는데, 밤사이 배가 고팠는지 가라루파들이 미친듯이 달려들었다. 어쩌면 저들에게 우리의 각질이 브레이크 퍼스트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라루파 닥터피쉬의 입질이 따끔따끔 하기도 했지만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즐기는 이색 경험에 다들 즐거운 함성을 질렀다.
그런데 1년만에 찾은 설악 워터피아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국내 워터파크에서는 최초로 선보인 월드앨리(상단 사진)와 패밀리 래프트(하단 사진)를 비롯해 정말 다이내믹하고 신나는 놀이시설들이 새롭게 마련되어 있었다.
그밖에 국내최장 토랜트리버 등 하루종일 놀아도 싫증나지 않을 재밌는 놀이시설들이 있었는데, 새단장한 워터피아 이용 후기는 그 양이 방대해 별도로 올려야 할 것 같다.
강원도에서 즐기는 아침 식사에 이어 워터피아에서 물놀이와 온천욕까지 즐겼더니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드디어 쏘라노를 만나는 시간이다(쏘라노 체크인은 14:00부터).
이탈리아 여행 때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쏘라노. 한화리조트 설악이 그곳을 대한민국 강원도로 옮겨왔다니 한국의 쏘라노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객실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내가 이용한 패밀리형(FSR-2Room/23평형) 객실은 2개의 방과 1개의 거실 겸 주방, 그리고 화장실로 구성된 가족형 객실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객실 모습을 하나씩 소개하겠다.
작은방의 모습. 작은방에는 이불을 수납하는 붙박이장이 있다.
안방 침대. 성인 2명이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 있는 크기였다.
침대 양 옆에는 거울과 고풍스러운 전화기가 놓여 있었다.
영화를 좋아해서 여행을 갈 때면 항상 디빅스 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는데, 쏘라노의 TV는 최신 디빅스 플레이어가 지원하지 않는 자막파일까지 거침없이 읽어내고 있었다.
위 화면은 외부입력 선택 화면인데, HDMI단자가 무려 3개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RGB단자와 컴포넌트 단자까지 지원하는 제품이라서 다양한 용도로 TV를 활용할 수 있었다. 케이블 방송도 HD급이었다. 특히 스포츠 채널이 모두 나와서 EPL시즌 중에 놀러와도 경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취사에 필요한 주방 용품은 모두 깔끔한 상태로 구비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와인잔과 코르크 마개를 딸 수 있는 오프너도 있었다. 참고로 커플들이 사용하기 좋은 원룸형 객실의 냉장고는 2단 냉장고가 아닌 냉장고와 냉동고가 하나로 되어 있는 작은 냉장고다. 그외에 가전과 주방 비품은 모두 동일하다.
욕실에는 사용자를 인식하는 최신 비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낯선 곳에 가면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겐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을 것 같다.
세면대의 높이도 현대인 표준키에 맞춰 높이가 높아져서 투숙객들의 허리건강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새롭게 태어난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의 객실을 들여다봤다. 옷을 걸어둘 곳이 없었다는 점, 화장대가 없었다는 점(원룸형에는 있음) 등 보완해야할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괜춘"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할 정도로 쏘라노의 객실은 훌륭했다.
지하1층에는 코인 빨래방(사용료 2,000원), 노래방, 당구장, 슈퍼마켓 등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다양한 먹을거리가 진열된 슈퍼마켓이 인상적이었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는 고기를 가져가려면 아이스박스까지 챙겨야 하는데, 쏘라노에 갈 때에는 그냥 가도 좋을 것 같다. 대형 마트보다는 다소 비쌌지만 한우 특수부위를 비롯해 국내산 돼지고기를 신선한 상태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기와 함께 즐기기 좋은 다양한 종류의 와인, 맥주 등 주류도 진열되어 있었는데 가격을 조금만 낮춘다면 훨씬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케이크와 테디베어까지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이용해본 리조트의 슈퍼마켓 중에서 쏘라노의 슈퍼마켓의 규모가 가장 크고, 물품이 다양했다.
이정도면 쏘라노가 어떤 리조트인지 대충 감이 올 것 같다. 한화리조트 설악은 어린시절에는 가족과 함께, 성인이 되어서는 친구들과 애용했던 곳이기에 추억이 많은 장소다. 그런데 어린시절 가족과 함께 했던 과거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한편으로는 가슴이 싸했다. 그만큼 쏘라노는 대충 리노베이션한 게 아닌 완벽한 재탄생이었다. 앞으로 더욱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이용객실 : 23평형 1층 6동
블로거 객실 평점 : 4.2/5.0
주변 맛집 소식 : 옥미식당 곰치국 2만원으로 인상, 88생선구이 1만2천원으로 인상, 남포동호떡 대기시간 40분!
만석 닭강정 가격은 1만5천원으로 동일. 대게, 홍게 판매 8월말까지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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