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맛집] 해산물로만 맛을 낸 해물뚝배기! 비진도 해물뚝배기

삼수 끝에 드디어 충정로의 명물 비진도 해물뚝배기를 맛보고 왔습니다. 비진도 해물뚝배기는 위치가 좋지 않아 인근 직장인 또는 맛집을 찾아다디는 분들이 아니면 그 깊은 맛을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는 곳입니다.

비진도 해물뚝배기는 충정로역 3번 출구에서 시청역 방향으로 200m를 걸어가면 나오는 역세권에 자리잡은 식당이지만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는 카페 '가베나루' 외에는 주변에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습니다. 때문에 주요 고객은 대부분 인근 직장인 또는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분들인 은둔 맛집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준하의 식신원정대에도 소개되는 등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곳입니다.

▲ 식신원정대에 소개되면서 브랜드가치가 급상승했다는 재밌는 차트

식신원정대에 소개되기 전에 2차례나 방문했지만 매번 헛걸음을 하고 돌아와야 했는데, 이유는 바로! 브레이크 타임이 있고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절대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며 브레이크 타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비진도 해물뚝배기의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2시부터 5시30분까지인데요. 특이하게도 해물탕집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 이유는 해산물 요리의 경우 식재료의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점심 손님 대접용 식재료와 저녁 손님 대접용 식재료를 따로 손질한다고 합니다.   

9평 남짓한 비진도 해물뚝배기에 들어서면 마치 진짜 거제도(통영)의 작은 바닷가 비진도에 온 것처럼 파도 소리와 갈매기 소리가 쉴새 없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주방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이모, 고모, 사장님, 언니, 여기요 등의 금지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는 반드시 누구씨라는 호칭을 사용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망설이지만 한 번만 이름을 부르고 나면 김춘수의 '꽃'처럼 편안하고 의미있는 관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색한 첫 대화가 끝나고 음식이 제공되면 가장 먼저 비진도 해물뚝배기의 공기밥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아마 이집의 따끈따끈한 공기밥을 보면 식당 공기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겁니다.

기본찬은 배추 김치와 무말랭이가 전부입니다. 이곳의 진짜 반찬은 뚝배기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해물뚝배기

▲ 전복뚝배기

해물 뚝배기와 전복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전복 뚝배기는 해물을 쉬지 않고 건져 먹어야 뚝배기의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그 양이 푸짐했습니다. 저녁 약속이 있어서 간단하게 뚝배기만 한 그릇씩 하고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푸짐한 양이 나와서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워낙 그 맛이 일품인지라 뚝배기의 바닥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이곳 해물뚝배기는 화확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다시마, 멸치, 버섯, 황태, 건새우 등을 우려낸 육수에 홍합, 바지락, 모시조개, 새우, 낙지 한 마리, 꽃게 등 수족관에서 바로 꺼낸 싱싱한 해산물을 넣고 끓이기 때문에 해산물의 신선한 맛과 향을 화학 조미료에게 뺏기지 않고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푸짐한 양과 살아있는 자연의 맛으로 항상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곳의 하루 매출은 얼마나 될까요? 재밌게도 비진도 해물뚝배기는 매일 매일 그날의 수익을 공개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투명한 식당이죠? 정보 공개서를 열어보니...... 놀라지 마세요...

비진도 해물뚝배기 가족의 모든 신상정보와 일매출액이 소상히 적혀 있었는데, 9평 남짓한 이곳에서 일평균 1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위 구이 가격표를 보면 상당히 저렴한 편인데, 비진도 해물뚝배기는 지방 어촌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을 중간 유통과정 없이 직접 구입하는 ‘갯마을 가족공동체’의 일원이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고, 생산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원을 찾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한 비진도 해물뚝배기는 충정로 데이트를 계획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데이트를 계획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일부러 찾아가볼만한 식당이었구요. 길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는 가베나루와 함께 데이트 코스를 짠다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차 : 불가능
찾아가는 길 : 충정로역 3번 출구에서 200m 직진하면 보입니다.
예상 비용 : 뚝배기 7,000원~9,000원
주변 데이트 코스 : 가베나루 (http://kraze.tistory.com/1419)
블로거 맛점 : 4.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