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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으로 만들어 준 이충성의 귀화는 비난받아야 할 일일까요? 만약 이충성의 귀화를 비난하고 싶다면 그 전에 이충성을 반쪽바리라고 부르며 차별한 우리의 편협함부터 비판하고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즉! 반일감정의 잘못된 표출을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충성은 재일 한국인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자이니치라고 불리우며 온갖 차별과 노골적인 멸시를 받으면서도 대한민국 국적을 놓지 않으려는 이해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왔죠. 이충성은 귀화를 한 이후에도 여전히 "나의 뿌리는 대한민국이다"라고 공개적인 발언을 할 정도로 대한민국에 대한 애착이 강한 축구선수입니다. 그런 이충성이 왜 귀화 결심하게 되었을까요?
이충성은 19세때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합니다. 19년간 자신이 태어난 일본으로 부터 냉대와 차별을 받았던 이충성은 아마도 한국에 가면 그 모든 것을 보상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대한민국에 가면 더이상 이런 차별과 냉대는 없을 거야!'라고 말이죠.
하지만 대한민국도 일본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눌한 일본식 한국어 발음과 문화적 이질감은 동료들로부터 놀림의 대상이 되었고 급기야 반쪽바리라는 모욕까지 당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19살 이충성이라면 그때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그동안 일본에서 차별을 당하며 힘들게 살아왔던 기억 때문에 더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겁니다.
위 글은 이충성 선수가 한일전을 앞두고 언론과 가진 인터뷰로 인해 오해가 있을 것 같아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올린 글인데요. 글 마지막에 "일본과 한국. 저는 양쪽의 문화 속에서 자라온 것 처럼 축구로 자라고 축구로 살아온 저이기 때문이 이런 기분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합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한국을 존경하고 경의를 바친 다음에 한 명의 축구선수 '이 충성'으로서 시합을 희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부분이 안스럽게 느껴집니다.
추성훈 선수가 한국 유도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부산시청에 입단했을 시절 그 누구도 추성훈 선수에게 반쪽바리니 일본으로 돌아가라느니 모욕적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때 한 방을 쓰던 친구는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등 일본에서 온 추성훈 선수를 반겨줬습니다. 하지만 편파판정 때문에 한국 국가 대표팀 선발이 번번히 좌절되자 "이러면 안돼!"라며 일본 귀화를 결심하게 되죠. 당시 추성훈 선수의 나이는 24살이었습니다.
24살 추성훈 선수도 견디지 못했던 차별을 19세 이충성 선수가 견딜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견뎌야 했을까요? 견겨야 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설마 애국심..........? 자신을 반쪽바리라고 부르고 일본으로 돌아가라는 나라를 계속해서 짝사랑하기엔 그가 포기해야 하는 삶은 너무 컸을 것입니다.
재일교포, 재일 한국인, 자이니치라 불리우는 그들은 일본에서 선거권 조차 없습니다. 한 마디로 외국인 노동자 정도로 본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일본인들이 재일 한국인을 차별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일본 정부가 재일 한국인을 법으로 보호해주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는 자기 나라로 귀국하지 않고, 더군다나 일본으로 귀화할 생각도 없는 이들을 보호할 이유가 없다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법체류자로 추방하고 싶지만 그들이 일본으로 건너온 배경에는 한일 병합조약, 강제징용 등 자신들의 과오가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일 뿐 그들의 신분은 사실상 불법체류자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제일교포 3세부터 영주권이 허가되었고, 지문날인제도가 폐지되는 등 최소한의 법적 보호를 받게 되었지만 그들이 3대에 걸쳐 받았을 차별과 냉대는 당해보지 않은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을 한쿡이라고 발음하는 재미교포에게는 관대함을 넘어 부러움을 표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국을 한곡구라고 발음하면 쪽바리새끼, 매국노라고 욕하는 걸까요. 둘 다 국적을 포기하고 제3국의 국적을 취득한 자들인데 말이죠. 오히려 재일교포들은 적게는 3세대 많게는 5세대까지 대한민국이라는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온 무모할 정도로 애국심이 넘치는 재외국민인데 그들을 한일간의 아픈 역사 때문에 비난하고 차별한다는 것은 나치즘보다 더 무서운 민족적 전체주의가 아닐까요.
재일교포, 재일조선인이 겪고 있는 노골적인 차별과 사회적 냉대를 간접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은 정대세 선수가 졸업한 재일 조선인 학교의 일상을 담은 김명준 감독의 '우리 학교'와 일본인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가 만든 '고(Go)'를 감상해보세요. 아마 "도대체 왜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는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실 겁니다.
우리가 유독 일본으로 귀화한 교포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앞잡이들에게 당한게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잘못된 애국심의 표출의 정당화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만약 이충성 선수를 욕하는 이유가 아쉬움의 표현이라면 지금부터라도 그들을 이해하고 감싸안으려는 포용의 마음을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충성 결승골, 이충성 발리슛, 일본 우승, 이충성 결승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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