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2월 12일 주중 베이징 한국대사관을 통해 망명한 황장엽(87)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10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숙청 위기에서 남한으로 망명을 선택한 황정엽이 사망하자 일부에선 암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지만 조사결과 외부침입의 흔적이 없고 평소 특급 경호를 받아오고 있던 터라 자연사 한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황장엽은 평소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에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는데, 워낙 중요인물이라 부검을 하게 된다고 한다.
▲ 출처 : KBS뉴스 화면 캡쳐
황장엽은 탈북 전까지만 해도 '김정일 백두산 출생설'을 퍼뜨리는 등 김정일 후계구도 정립 과정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탈북 후에는 북한체제와 김정일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김정일 입장에선 목에 걸린 가시만큼이나 껄끄러운 존재였다. 특히 황장엽은 지난 3월 방미(訪美) 중 한 강연에서 북한 후계자 김정은에 대해 "그 녀석 만난 일도 없고 그깟 녀석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말하는 등 김정일에겐 정말 죽이고 싶은 인물 1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이런 이유에서 황장엽은 항상 특급 경호 속에서 생활했고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는 종종 황장엽을 연상케 하는 인물을 등장기키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영화 '의형제'에서 황장엽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 등장해 암살당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황장엽과 의형제 연관 리뷰 : http://kraze.tistory.com/779
황장엽은 2006년 12월에는 빨간 물감이 뿌려진 자신의 사진, 손도끼와 협박편지가 든 우편물이 그의 앞으로 배달되는 등 지속적인 살해위협을 받아왔으며 지난 4월에는 황장엽을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북한에서 남파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간첩 2명이 체포돼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호팀은 황장엽을 24시간 밀착 경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장엽이 자연사 한 거라면 북한의 입장에선 껄끄러운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사라져서 속이 시원할 수도 있지만, 탈북 후 북한체제를 비판하고 김정일을 비판한 황장엽이 고령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그들에게는 치욕일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남한 입장에서는 황장엽이 고령으로 사망하기를 바라고 있었을 테고, 북한 입장에서는 암살로 사망하기를 바라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따라서 북한이 황장엽의 사망소식을 전할 것인지, 전한다면 사인을 어떻게 소개할 것인지도 지켜볼 부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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