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한 대로변에서 주차 중이던 차량과 지구대에 복귀하던 순찰 차량을 들이받은 후 차를 버리고 현장을 이탈했다. 주차 중이던 차를 파손하고 도주한 것도 쉽게 용서할 수 없는 짓인데, 경찰차까지 들이받은 후 차를 버리고 도주했다는 사실은 음주운전을 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짓이다. 하지만 권상우는 술은 마시지 않았으며 당황해서 1억2천만원짜리 차를 버리고 도망갔을 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말인가?
하지만 그의 음주 사실을 입증할 방법은 없다. 동시에 음주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방법도 없어졌다. 그런데 이 순간 권상우 못지않게 이 사회와 경찰이 썩었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왜일까?
왜 이틀동안 권상우를 강제연행하지 않았나?
차를 버리고 도주했으면 차적을 조회한 후 차를 버리고 간 사람의 집으로 찾아가 음주측정을 해야 한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경찰행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단순히 차만 버리고 간 것이 아니라 도로변에 주차 중이던 차량은 물론 순찰차까지 파손하고 달아난 현행범의 신변을 이틀동안이나 확보하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권상우의 매지저가 청담파출소 직원에게 '(사고 차량이 매니저) 본인의 차량이고 본인이 교통사고를 냈다고 허위 주장'하며 수사를 방해했음이 밝혀 졌음에도 권상우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더욱이 음주운전이 심히 의심되는 자의 말을 고지곧대로 듣고 자발적으로 경창서에 출석할 때까지 기다렸다는 건 분명한 특혜 내지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음주운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혈중에 알콜이 남아 있을 때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지방까지 찾아가서라도 음주측정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수년전 개그맨 김형인이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김형인은 사고 다음날 경찰서에 나타났고, 음주운전을 입증할 방법을 찾지 못한 경찰은 김형인에게 단순 물피도주혐의로 입건하는데 그친 바 있다.
이번 권상우건도 마찬가로 전게될 것이 뻔하다. 권상우가 술을 마셨는지 마시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하지만 검찰이 얼마나 이번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아무쪼록 약식벌금 정도로 사건을 마무리 짓지 말고 '도주한 이유'와 '당일 행적'을 CCTV 분석 등을 통해 꼼꼼하게 수사해 맨정신에 아무 이유 없이 뺑소니를 치고 도주하면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보여주길 바랍니다. 나아가 이틀동안 권상우의 신변을 확보하지 못한 관할경찰서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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