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곁에 두고 싶은 친구 같은 술
술은 저에게 친구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보통 술을 좋아한다거나 잘마신다고 하면 주량이 쌔다고 생각하시는데, 아마도 우리의 술문화는 예로부터 "부어라, 마셔라, 취하자, 좋다!"식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안압지에서 발견된 주령구 밑에 삼잔일거라는 문구가 적혀 있을 정도로 우리의 술문화는 말그대로 '폭주 문화'입니다.
▲ 안압지의 야경
삼잔일거(三盞一去)란 세잔의 술을 원샷한다는 말로 문무왕 시절부터 폭주를 즐겼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가 고려시대에 송나라 사신이 작성한 문헌을 봐도 '고려인들은 술을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신다'는 문구를 찾아 볼 수 있듯이 우리의 술문화는 적당히 즐기는 것이 아닌 취할 때까지 마시는 폭주 문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술문화를 논하려면 취할 정도로 술을 마셔야 하는걸까요? 아닙니다. 저는 술을 자주 마시지도 않고 많이 마시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술에 대한 개똥철학이 있습니다.
무슨 개똥철학?
네, 바로 즐기라는 겁니다.
술은 즐기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즐기지 못한다면 술이 웬수가 되지만 즐긴다면 술은 친구가 됩니다.
그래서 술은 편한 사람과 마셔야 합니다.
어려운 사람과의 마시는 술은 몸에 해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술도 어려운 사람과 마신다면 즐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편한사람과 마신다고 하더라도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신다면 그것 역시 독이 됩니다. 하물며 몸에 좋은 약도 과하면 독이 되는데 술이 과하면 당연히 독이 되겠죠. 따라서 술은 적당히 즐겨야 합니다.
이처럼 술을 즐길 줄 안다면 술은 분명 우리에게 소중한 친구가 될 입니다. 하지만 술을 즐길 줄 모른다면 술은 즐길 락(樂)이 아닐 떨어질 락(落)이 될 것입니다.
즉 술이 우리의 친구가 될 때 비로소 그 술은 약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가진 술에 대한 개똥 철학입니다.
제가 대학생활 10년 동안 접해본 술 중에는 다양한 술이 있지만 지방을 돌며 마셔본 다양한 가양주들의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가양주(家釀酒)란 말 그대로 집에서 만든 술입니다. 과거 양반들은 집안의 격식을 나타내기 위해 술을 빚어서 손님에게 접대를 했는데 그러한 접대문화에서부터 시작한 가양주는 지역에 따라 맛과 향, 그리고 빛깔이 다르기에 그 지역의 특색을 미각으로 느끼고 싶다면 그 지역의 가양주를 마시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술을 하나의 문화로 인식하고 술의 맛을 음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을 즐길 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전 마셨던 술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지금의 술맛을 음미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약주는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백세주 담은 약주인가라는 제목에 서론이 지나치게 길었나요?
결론 부터 말하면 백세주 담은 약주입니다.
약주이건 독주이건 '술도 사람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맛이 중요할 겁니다.
그렇다면 백세주 담의 맛은 어떨까요?
그런데 사실 술에대한 누군가의 평가는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아니 오히려 술의 맛을 저해시키고 술의 다양성을 파괴하는 나쁜 행동인 것 같습니아. 일례로 한국에선 막걸리에게 밀려 찬밥신세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와인의 경우 일부 소믈리에의 평가에 좌지우지 따라마시기 바쁜 와인 애호가분들 덕분에 다양한 와인 맛이 '좋은 와인'과 '나쁜 와인'으로 나뉘면서 획일화되어가는 걸 보면서 가양주의 맛을 절대로 평가하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었기에 백세주의 맛은 평가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 것 같아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수준의 평가만 하자면, 첫맛은 '따뜻하다'했고 중간 맛은 '술이 달다'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느끼게 해줬으며, 마지막 맛은 '담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간 맛이 달다는 표현에 고개를 갸우뚱 하실 것 같은데, 저도 처음 담을 삼키면서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당이 0%인 술에서 단맛이 난다는 게 신기했거든요.
그런데 당 0%로도 충분히 단맛을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발효주의 매력입니다. 곡류를 당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아마 무가당류인 백세주 담에서 달달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백세주 담이 발효주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실제로 한국의 토종 와인 브렌드인 벵꼬레 와인 중에서 무가당인데 단맛이 강한 아이스 와인이 있습니다).
첫맛이 따뚯하다는 느낌은 백세주 담을 냉장보관 한 후에 마셔봐도 여전히 느껴졌습니다. 물론 느낌입니다. 하지만 맛있다 맛없다도 순간 순간의 느낌이기에 맛을 음미할 때 느낌이란 상당히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 느낌의 근원을 찾기 위해 백세주 담의 뚜껑에 술을 따르며 수십 뚜껑을 마셨지만 느낌의 근원을 찾는데는 실패했습니다. 다만 추측을 하자면 증류주와의 농도차에서 오는 느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함께 술을 즐기는 친구는 첫맛이 시큼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그 친구에게 백세주 담의 첫 맛은 시큼한 것이겠죠. 앞서 말했듯이 맛이라는 것은 느낌이고 그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마지막으로 담백한 끝맛은 곡물로 만든 발효주의 특징일 겁니다.
아마 이 담백한 끝맛 때문에 제가 발효주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담백한 끝맛이 혀끝에서 사라질 때마다 한 모금씩 넘기다 보면 좋은 사람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단 이런 담백한 맛은 백세주 담만의 맛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최근에 마셔본 발효주 중에서는 손에 꼽을 만큼 담백함을 잘 표현한 발효주입니다.
뭘로 만들었기에 발효주의 맛을 잘 표현 한걸까!?
백세주 담의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고 해서 지금 마시고 있는 이 친구의 이력을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백세주 담이 어느 별에서 왔는지는 쉽게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처음부터 이걸 봤다면 포스팅을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엇을 텐데, 이제서야 이력추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엇네요.
이력관리시스템이 도입되기 전, 이력관리시스템의 명칭을 공모하는 네이밍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기에 이력관리서비스를 종종 이용해 왔지만 술의 이력도 추적하는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어찌됐건 내가 마시는 술의 원료와 제조과정을 한 눈에 확인 할 수 있다니 더이상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 백세주 담에 들어간 한약재
그럼 이제 백세주 담을 약주라고 불러도 좋을까요? 약주란 곡류와 한약재로 만든 13도 미만의 발효주를 말하는 거니까 백세주 담은 약주의 모든 요건을 다 갖췄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마지막 검증을 위해 감기에 걸린 저에게 임상 실험을 해봤습니다.
제 실험이 무모할 수도 있고 무식한 짓일 수도 있겠지만 나름 백세주 1병을 살짝 끓여서 잠들기 전에 1잔 마셔봤어요. 다음날 아침 감기는 여전히 제 몸을 괴롭혔지만 피로도는 확실히 줄어든 것 같았습니다. 아마 모든 근심 걱정을 잊고 푹 잘 수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처럼 술이 화학적 약은 될 수는 없지만 마음의 약은 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 찌들어 어깨가 축 쳐질 때 왜 사람들은 간에 나쁜 술을 찾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적당한 음주는 혈액순환을 도와줘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고 하죠?
포도주의 나라 프랑스인들의 심장이 건강한 이유가 적포도주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을 만큼 적당한 음주는 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술을 즐기는거구요. 이런 의미에서 건강에 좋은 술이 있다고 하는거겠죠.
백세까지 살게 해준다고 해서 백세주가 아니라 백세까지 산다면 백세가 되는 그날까지도 술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백세주라는 이름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하며 백세주 담에 대한 포스팅을 마칩니다.
이번 포스팅에 대해 국순당 측에서는 객관적이고 공격적인 포스팅을 희망하셨다고 합니다. 리뷰어들의 날카로운 분석을 원하셨는데 맛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란 있을 수 없고, 냉철한 비평을 위해 포스팅을 작성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뚜껑에 술을 부어 마시면서 글을 작성하다 보니 냉철함 보다는 무디고 무딘 감성적인 글을 쓴 것 같습니다.
국순당 측의 이러한 요구는 분명 제품에 대한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거겠죠. 희망하신 날카로운 분석은 남아있는 19병의 백세주 담을 모두 마셔 본 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억지로 짜내서 문제제기를 해보겠습니다.
백세주처럼 한약맛이 강할 줄 알고,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을 하려고 했는데 백세주 담에서는 한약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이름을 백세주가 아닌 그냥 국순당 '담'으로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분명 백세주와는 완전 다른 느낌의 술인데 왜 백세주라는 이름을 써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자양 백세주는 용기 색상이 백세주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맛이 다른 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백세주 담과 백세주는 용기도 비슷해 저처럼 백세주를 싫어 하는 사람은 손이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우연히 백세주를 마신 적이 있는데, 일본에서 마신 백세주는 한약맛이 약하더라구요. 그렇다면 국순당에서도 분명히 백세주의 강한 한약맛을 싫어하는 소비자도 일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는 말인데, 그런 소비자들은 백세주라는 이름만 보고 '백세주 담도 한약맛이 강하겠지?'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다이어트에 좋은 술은 없다는 게 제 지론인데요. 이유는 음주가 다이어트에 적인 이유는 술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술과 함께 먹는 안주가 다이어트의 진짜 적이니까요. 그래서 아래에 백세주로 만든 다이어트 음식을 준비해봤습니다..
제 추신에 대한 국순당측의 정성스러운 답변을 받았습니다.
'진정한 피드백은 바로 이런 거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소중한 답변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모르겐님. 국순당입니다.
저희 국순당의 백세주는 "술도 또 하나의 먹을거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브랜드입니다.
백세주는 좋은 술을 만든다는 목표 하에 백세주만을 위해 양조 전용으로 재배한 쌀, 설갱미와 자연에서 재배된 여러 약재들을 국순당만의 차별화된 누룩으로 발효시켜 만든 술입니다.
[백세주담]도 백세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나온 제품이기에 [백세주담]이란 이름으로 출시 되었습니다.
한약재의 맛이 강하다는 것은 말씀하신 대로 백세주(오리지널)의 특징입니다.
물론 가장 익숙한 브랜드인 백세주(오리지널)의 영향으로 모르겐님 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백세주는 한약맛이 강한 전통주'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희 국순당 백세주는 "백세주"라는 이름이 술의 맛이나 향이 아닌 국순당이 가진 술에 대한 철학으로 소비자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다양한 종류의 백세주를 다양한 취향과 입맛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맞추어 제공함으로써 그런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참고로 국순당에서 출시, 판매하고 있는 백세주의 종류로는
양조 전용 쌀 설갱미와 좋은 누룩으로 빚은 진하고 풍부한 맛의 [백세주]
당과 칼로리를 조절해 건강을 생각하며 즐길 수 있는 [백세주담]
6년근 홍삼, 숙지황 등 귀한 원료로 건강한 깊은 맛을 구현한 [자양백세주]
병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생 막걸리의 [맑은백세막걸리]
10가지 한약재를 넣어 빚은 강장주로 매년 한정 생산되는 프리미엄 백세주인 [강장백세주]가 있습니다.
위의 백세주 들은 모두 백세주 철학을 바탕으로 출시된 브랜드로, 그 맛과 향은 각기 다르지만 술에 담긴 철학은 동일하기에 "백세주"라는 이름으로 출시 되었습니다.
또한 다이어트와 술의 상관관계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모르겐님께서 말씀 해 주신 바와 같이 술 역시 열량을 가진 먹을거리이며 주류와 함께 섭취하는 안주로 인해 '다이어트에 좋다' 라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왕 술을 드실 때 다이어트에 좋지 않은 다른 술을 마시는 것 보다는 당류 0g의 [백세주담]을 드시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소주나 다른 주류, 식료품에 표기되어 있는 ‘무가당’ 이라는 표현은 당을 인위적으로 첨가하지 않았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며, 제조공정에서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당 성분은 여전히 제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 [백세주담]과 같이 제품성분에 당이 없는 경우를 당류 0g이라 말합니다.
간략하게 답변을 드리고자 했는데 모르겐님의 정성스러운 리뷰에 걸맞은 답변을 드리려다보니 답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모르겐님의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백세주담과 함께 즐겁고 건강한 음주생활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국순당의 답변을 보고 망치로 머리를 강타당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술에 대해 개똥 철학이 있다면서 주저리 주저리 글을 쓴 내가, 정작 국순당의 술에 대한 철학을 깡그리 무시했다는 걸 국순당의 답변을 보고서야 알았으니까요.
백세주라는 이름는 단순한 맛이 아닌 국순당의 술에 대한 철학이다라는 명언이 술을 부르는군요!
그리고 다이어트의 적은 안주이지 술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술의 성분을 등한시 했던 부분도 고쳐나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류 0g라는 말이 단순히 당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완성된 제품성분에 당 자체가 없다는 말이더라구요.
진심으로 정성스러운 답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백세주 100 즐기기 팁을 이어서 소개합니다!
백세주 100배 즐기기 팁
약주로 향을 낸 저칼로리 영양직 안주 뮤셀(벨기에식 홍합찝 요리)
손질한 홍합과 올리브유에 볶은 통마늘, 양파를 물에 넣고 끓이세요.
물이 끓으면 백세주 150ml을 골고루 뿌려 주시면 됩니다.
향긋한 향이 느껴지면 후추간을 하신 후 드시면 됩니다. 기호에 따라 토마토 패스트를 넣어줘도 좋아요. 소금을 넣지 않아도 홍합에서 우러나오는 육수의 깊은 맛이 소금을 대신 해 줄 겁니다.
이 요리는 유럽사람들이 즐겨 먹는 벨기에식 홍합찜 요리인 뮤셀을 응용한 건데요. 뮤셀 요리를 할 때 사용한 와인의 알콜도수와 백세주 담의 알콜도수가 13도로 일치한다는 점에 착안해 화이트 와인 대신 백세주 담을 넣어 본 결과! 맛이 훨씬 괜찮아서 요즘 즐겨 먹고 있습니다.
뮤셀은 술 안주로 인기 폭발인 요리니까 이번 주말에 나트륨과 당을 쏵 뺀 일명 '올리브 유에 볶은 마늘과 백세주 담으로 향을 낸 잘 익은 양파가 들어간 한국식 홍합찜 요리'와 함께 백세주 담 한 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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