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물 사고와 툭명스러운 기내 서비스로 악명 높은 에어차이나(중국항공)을 타고 떠난 파리 여행. 여행 준비를 하면서 걱정스러웠던 것은 "1)수화물이 안전하게 도착할 것인가?, 2)짧은 시간 안에 환승을 할 수 있을까?, 3)기내 서비스는 정말 최악일까?" 였다.
여러 후기를 읽어본 후, 우선 위탁 수화물 분실에 대비해 중요한 물건은 모두 기내용 백팩에 넣었다. 환승과 기내식은 겪어보는 수밖에. 자 그럼 지금부터 나의 경험을 공유하겠다.
우선 내가 경험한 기내 서비스는 "우리와 다르다"라고 평가하고 싶다. 에어차이나 승무원은 불친절한 게 아니고, 승무원이 친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에어차이나 승무원 중에도 우리나라 승무원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승무원은 역시 친절했다. 퉁명스러운 동료 대신 사과의 미소를 보내기도 했다.
기내 공간은 굉장히 좁고, 기내식은 느끼했다. 입맛이 까다롭다면 기내식을 대신할 간식을 충분히 챙겨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저렴한 이용 요금(파리 한 번 다녀올 비용으로 로마와 파리를 다녀올 수 있을 만큼 저렴한 미친 가격)을 생각하면 모두 봐줄만한 수준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에어차이나를 이용해 유럽에 가려면 북경에 도착해 환승을 해야한다. 보통 환승시간이 짧은 티켓이 먼저 매진되는데, 환승시간이 짧다고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 특히 항공사가 연착이 기본인 에어차이나라면 환승시간은 넉넉하게 잡아야 할 것 같다. 나는 출국편은 환승시간이 3시간이었고, 귀국편은 2시간이었다.
먼저, 출국편. 활주로에서 1시간 30분간 대기하다 이륙을 했다. "아! 이게 에어차이나구나" 다행히 환승시간이 3시간이라 무사히 환승할 수 있었다. 환승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내려서 사람들을 따라가다보면 트랜스퍼(한국어 표기) 표지판이 곳곳에 있기 때문에 그것만 따라가면 된다.
<여행객들이 환승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10분 정도 걸으면 위 사진처럼 환승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이 나오는데, 환승 정보를 확인한 후 정해진 곳으로 이동하면 어렵지 않게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다만 보안 검색을 다시 해야 하는데, 마치 마사지를 하듯이 손으로 몸을 수색한다. 가방도 모두 열어보고, 벨트도 풀어야 한다. 심지어 신발도 벗으라고 한다. 공항 직원들은 무슨 이유인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못알아 듣겠다고 해도 중국어로 이래라 저래라 한다. 굉장히 불쾌한 경험이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는 중국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출국편은 그나마 창밖을 바라볼 여유가 있었다>
문제의 귀국편. 역시 연착이었다. 30분 정도 연착이 됐는데, 환승 게이트로 갔더니 이미 어머어마한 줄이 만들어진 후였다. 새치기를 하지 않고서는 절대 환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 그냥 새치기를 해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나도 그렇게 했다. 환승 게이트를 통과한 후 다시 불쾌한 몸수색을 받고 겨우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결론은 만약 에어차이나를 이용해 유럽에 간다면, 환승시간은 적어도 3시간 이상인 티켓을 추천한다는 거. 2시간 환승 티켓이라면 비행기를 놓쳤을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지 미리 공부를 하고 가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화물. 수화물은 잘 도착했을까? 다행히 나와 아내의 수화물은 아무 문제 없이 도착했다. 파손도 없었고, 분실도 없었다.
지금까지 언급한 3가지 이외에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점은 소음이다. 중국사람들 우리나라 아줌마들처럼 목소리가 컸다. 소음에 민감한 나에게 그들의 대화는 고문과도 같았다.
그리고 저 리모콘. 정말 최악이다. 누를 때마다 따깍따깍 소리가 나는데, 옆에 앉은 중국여자가 5시간 정도 저걸 미친듯이 눌러가며 오락을 하는 바람에 뉴스에 출연할 뻔했다.
에어차이나를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팁 하나 더! 김포공항에서 출발할 때 셀프 체크인이 되지 않으니 서둘러서 출발해야 한다. 보딩 2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줄이 워낙 길어 비행기를 놓치는 게 아닌가 긴장해야 했다.
그럼에도 워낙 항공권이 저렴해서 다음에 다시 한 번 이용해볼 의사는 있다. 다음에 이용할 때엔 좀 더 좋은 서비스로 고객을 맞이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르사유 궁전 가는 법, 오르세 미술관에서 RER C 타면 한 번에 (1) | 2016.10.08 |
---|---|
파리 빵집, 줄서서 빵 사는 곳 뒤 팽 에 데지데 (Du pain et des ldees) (0) | 2016.10.03 |
프랑크푸르트 대표 맛집 옆집 Claudia's Restaurant (0) | 2016.03.01 |
인터라켄 한인 민박 스타 비앤비 후기, 따뜻한 국물이 마음을 녹이다 (4) | 2015.11.15 |
스위스 산악지대에서 만난 BMW 전시차, '눈'길 사로잡아 (0) | 2015.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