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엔제이의 보컬 노시현이 백화점에서 30만원 상당의 의류를 훔치다 경찰서로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시현의 소속사는 노시현이 생리전증후군 때문에 우발적으로 절도행위를 했으며 피해 매장과 합의를 했다고 하는데, 절도죄의 경우 친족관계가 아닌 이상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을 면할 수는 없다. 절도죄에서 합의는 처벌수위를 낮추는 효과는 있으나 검사의 공소권은 유지되기 때문에 일명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생리전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한 우발적 절도임을 입증할 수 있다면 심신장애가 인정되어 무죄판결까지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검사가 노시현을 절도혐의로 기소하게 된다면 노시현은 법정에서 생리전증후군, 그중에서 생리도벽 증상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심신장애의 의심이 드는 경우(대법 1999.4.27, 99도693)
판결요지: 피고인에게 우울증 기타 정신병이 있고 특히 생리도벽이 발동하여 절도 범행을 저지른 의심이 들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피고인의 정신상태를 감정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심신장애 여부를 심리하여야 한다.
생리도벽은 위에서 언급한 대법원 판례에서처럼 전문가에게 정신상태 감정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생리도벽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생리도벽이 인정되더라도 노시현이 옷을 훔칠 당시 의사능력, 행위능력을 상실할 정도가 아닌 심신미약의 상태였다면 감형은 되나 무죄판결을 받을 수는 없다. 무죄판결을 받으려면 의사무능력자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생리전증후군이란 무엇일까? 도벽과도 비슷한 증상으로 무엇이든 훔치고 싶다는 강한 충동, 훔치기 직전에 고조되는 긴장감, 훔쳤을 때의 쾌감, 훔치고 나서의 안도감을 느끼기 위해 남의 물건을 훔치는 정신병적 질병으로 일종의 충동조절장애라고 볼 수 있다.
생리도벽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생리전 프로스타글란딘 과잉분비와 함께 엔돌핀 불균형, 세로토닌 부족, 면역반응의 이상,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변화 등이 뇌에 영향을 미쳐 충동을 조절 장치에 장애가 오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노시현이 생리도벽 증상을 보이는 생리전증후군 환자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절도행각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시현뿐만 아니라 생리도벽이 있는 많은 여성들이 절도죄로 처벌을 받고도 계속해서 절도행각을 벌여 이혼을 당하거나, 심지어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을 하기도 한다.
생리도벽은 얼마나 무서운 질환일까? 생리도벽으로 교도소를 친정집처럼 들락거리다 폐경이 되어서야 생리도벽에서 해방된 여성이 폐경 우울증을 치효하기 위해 호르몬제를 맞고 또 다시 절도를 벌인 비극적인 사건도 있었고, 생리도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궁제거수술을 받은 여성이 또 절도행각을 벌이다 검거된 사건만 보더라도 생리도벽은 암만큼 무서운 질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생리도벽으로 절도행각을 벌이는 수많은 여성들을 무작정 선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생리도벽을 주장하는 여성들 중에 상당수는 그냥 도둑년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화점, 마트 등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린 여성들은 십중팔구 "생리도벽이 있어서..."라며 선처를 호소한다고 한다. 그들을 모두 선처할 수는 없기에 재판을 통해 생리도벽 여부를 밝힐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럼 생리도벽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리도벽이 있다면 반드시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신과적 치료를 받는다고 생리도벽을 모두 예방할 수는 없다. 결국 중증 생리도벽자에게는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다.
아무튼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 사람은 가비엔제이의 노시현이다. 그의 나이 이제 만25세다. 그렇지 않아도 생리도벽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우울증도 경험하게 되는데, 이번 사건으로 무차별 악플이 도배된다면 키보드가 사람을 죽이는 비극이 다시 일어날 지도 모른다. 악플보다는 치료와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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