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 포스터가 싱글이라는 심오한 단어를 이용해 사실상 커밍아웃을 했다. 그녀의 커밍아웃은 조디 포스터처럼 화려한 싱글을 꿈꿔왔던 노처녀들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줬을 것 같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녀가 화려한 싱글인 것은 여전히 사실이기 때문이다.
조디 포스터는 "나는 동성애자다"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단지 "나는 싱글이다"라고 말했을 뿐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미리 알렸다"는 대목에서 <싱글이라는 사실을 어린시절 밝혔을 수는 없기에> 그녀가 말한 싱글의 의미는 동성애자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날 시상식에는 조디포스터의 훈남 아들 2인방이 동행했다. 조디포스터는 독신주의자들이 꿈꾸는 최고의 싱글맘이기도 하다. 조디포스터는 1998년 인공수정을 통해 첫째 찰스를 낳았고, 2001년 같은 방법으로 둘째 킷을 출산했다. 이처럼 조디포스터는 결혼만 하지 않았지 배우, 딸, 엄마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수퍼우먼이다.
조디포스터도 지천명이 되어서야 자신의 성정체성을 '싱글'이라는 단어를 이용해 우회적으로 밝힐 수 있었다. 그것도 동성애자의 결혼(결합_Union)을 인정하는 미국에서 말이다. 싱글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그만큼 동성애자로 살아온 지난 50년의 세월이 외로웠다는 중의적 표현이 아니었을까?
50년 만에 성정체성을 밝힌 조디포스터에게 동료 배우들은 박수를 보냈다. 특히 맬 깁슨은 휘파람을 불며 그녀의 커밍아웃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중견 여배우가 시상식에서 커밍아웃을 했다면 어땠을까? 특히 네티즌들은 어떤 댓글을 달았을까? 아마 "더러운 레지비언!"이라는 댓글들이 쏟아졌을 거다. 하지만 미국 네티즌들은 달랐다(미빠 아님).
공식석상에서 커밍아웃을 한 여배우에게 그 누구도 악플을 달지 않았다. 하지만 비행기로 13시간 거리인 대한민국에서는 그녀를 향한 악플이 넘쳐나고 있다. "더럽다"부터 "프리메이슨이냐"는 말까지 악플의 종류도 다양하다.
조디 포스터의 커밍아웃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바로 <건전한 소통 문화>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동성애자라는 표현이 좀 이상하지 않나? 마치 옛날에 장애인을 장애자라고 불렀던 것과 어감이 비슷하다. 본문에는 비록 동성애자라고 표현을 했지만 앞으로 동성애자를 동성애인으로 순화해서 부를 필요도 있어 보인다. 아마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나온다면 그때는 동성애자라는 표현이 사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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