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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애정남,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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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유명 맛집에 방문했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참 많다. 지난 12월 30일에는 대학로의 유명 찜닭집에서 머리카락이 나왔고, 어제는 발산동의 유명 고깃집에서 철사가 나왔다. 이처럼 음식물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애정남이 정해주면 좋겠다.

아무튼 내 생각은 이렇다. 우선 메인 음식에서 나왔느냐, 반찬에서 나왔느냐에 따라서 대처방법은 달라진다. 반찬에서 나왔을 경우에는 심각한 이물질이 아니라면 반찬 교체만 요구한다. 하지만 메인 음식, 특히 찌개나 찜과 같은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에는 강하게 나가도 좋다.

1.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음식에서 나왔다면, 당장 식사를 멈추고 메니져를 불러야 한다. 머리카락을 직접 보여주면 대부분 "죄송합니다. 새로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나온 음식을 먹고 나면 다시는 그 음식을 먹기 싫은 게 사람 마음이다. 이럴 때에는 "그냥 갈게요"라고 말하고 식당을 나가도 좋다. 당연히 계산은 할 필요가 없다. 음식을 다 먹었다고 하더라도 계산은 하지 않아도 된다.

▲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와 주방을 확인했더니 아무도 요리모자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머리카락과 함께 끓인 음식은 많이 먹었다고 결코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머리카락이 나온 음식점은 대부분 위 사진처럼 요리모자를 착용하지 않고 조리를 하기 때문에 새로 음식을 해준다고 해서 머리카락이 또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2. 철사

대부분의 철사는 철수세미에서 나온다. 이런 경우는 철사를 어떻게 발견했느냐에 따라 다르게 대응해야 한다. 우선 음식을 덜다가 발견했다면 새로 해달라고 한다. 물론 철사가 머리카락보다 훨씬 위험한 이물질이지만 비위가 상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을 씹다가 입에서 발견한 거라면 음식값을 낼 필요가 없다. 

 

▲ 머리카락 다음으로 자주 나오는 이물질, 철사

철수세미가 머리카락보다 훨씬 위험한 이물질이기 때문이다. 만약 철수세미가 치아 사이에 끼었다면 적당한 보상을 받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3. 생명체

바퀴벌레, 파리, 개미, 날파리 등 생명체가 발견되었을 때에는 종류와 발견 방법에 따라 대응법이 달라진다. 우선 날파리가 발견되었을 때에는 사체를 꼼꼼히 살펴 날파리가 식사 도중에 빠졌는지 조리과정부터 들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식사 도중에 빠진 날파리라면 "여기 날파리가 날아다니다 빠졌어요!"라고 말하고 음료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그런데 조리과정에 빠진 날파리라면 발견 방법에 따라 대응법이 달라진다. 음식을 덜다가 발견한 거라면 해당 음식값만 빼고 나머지 음식값은 계산하고, 음식을 먹다가 입속에서 발견한거라면 그냥 나가도 좋다.

개미 이상의 몸집을 가진 벌레가 나왔다면 좀 더 강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 개미가 나왔다면 음식값을 낼 필요가 없다. 파리가 나왔다면 그때 부터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경우에는 우선 사진촬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주인에게 파리를 확인시켜 줘야 하는데, 만약 주인이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한다면 그냥 나가도 좋다. 하지만 뻔뻔하게 나온다면, 촬영해둔 사진을 첨부해 관할 구청 식품(위생)과에 신고하면 된다. 바퀴벌레부터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신고를 해야 한다. 식당에서 바퀴벌레가 나온다는 것은 위생상태가 엉망이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비집처럼 영세한 식당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면 그냥 음식값만 내지 말고 나와야 한다. 처음부터 바퀴벌레가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갔기 때문이다. 물론 겉만 허름하지 실제로는 대박 맛집이라 알부자인 식당, 그리고 입구에 세스코 등의 해충박멸 인증 마크가 붙어있었다면 신고를 해도 좋다.




4. 음식이 맛이 없을 때

가장 애매한 경우다. 하지만 정말 심각하게 맛이 없다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맛이 없다고 얘기를 하는 게 음식점 주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주인에게 한 번 음식 맛을 보라고 한 후 주인도 맛이 없다고 인정 한다면, 음식을 새로 해 달라고 하거나, 다시 만들어도 이런 맛 밖에 낼 수 없을 것 같을 경우에는 다른 음식을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전에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고급 베이커리에서 2만원에 육박하는 빙수를 먹은 적이 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메니저를 불러 맛을 보게 했더니 연유를 넣지 않았다 다시 해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 만약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면 연유가 빠진 빙수를 먹고 2만원을 내는 바보같은 짓을 했겠지. 

음식점에서 이물질이 나왔거나 정말 맛 없는 음식이 나왔을 때, 좋은 게 좋은거라고 그냥 대충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주문을 하는 순간 음식점 주인과 손님은 일종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같다. 즉 음식점 주인에게는 안전하고 맛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제공할 의무가 발생하고, 손님에게는 음식값을 지불할 의무가 발생하는 쌍방의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음식점 주인이 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면 손님에게는 대금 지불 의무가 없어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나? 이것은 음식점 주인이 자신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는데, 손님이 대금지불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려 할 때, 무전취식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당연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아르바이트생과 얘기하지 말고 반드시 메니저급 이상의 관리자와 얘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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