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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19에 전화해 "김문수 지사입니다"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으나, 이를 장난전화로 오인한 소방관이 응급전화 응대관련 근무규정 위반을 이유로 문책당했다고 한다. 이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한 소방공무원을 문책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경기도가 내놓은 변명인데, 이런 구차한 변명은 더 큰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수 도지사측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도대체 119에 전화를 해서 <나는 도지사다>란 말은 왜 했냐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긴급상황에서는 도지사나, 노숙인이나 다 같은 구조대상일 뿐이다. 119에 전화를 해서 자신의 신분을 밝힌 건 경기도를 장기집권하고 있는 김문수의 특권의식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문수 도지사의 119 통화 요약
▶김 지사 = 도지사 김문수입니다
▶소방관 = 여보세요, 소방서입니다 .말씀하십시오
▶김 지사 = 여보세요. 경기도지사 김문수입니다
▶소방관 = 무슨 일 때문에요
▶김 지사 = 119 우리 남양 소방서 맞아요?
▶소방관 = 네 맞습니다.
▶김 지사 = 이름이 누구요.
▶소방관 =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신 건데요.
▶김 지사 = 아, 내가 도지산데 그 이름이 누구요.
▶소방관 = 여보세요
▶김 지사 = 지금 전화 받는 사람 이름이 누구요.
▶소방관 = ....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어요.
▶김 지사 = 이름이 누구냐인데 왜 말을 안 해.
▶소방관 =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는지 먼저 말씀을 하십시오.
▶김 지사 = 아 내가 지금 도지사라는데 그게 안 들려요?
▶소방관 =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는데 긴급 전화로 전화하셨잖아요. 그러면 무슨 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는지 얘기를 하셔야죠.
▶김 지사 = 도지사가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 해?
▶소방관 = 여기에다가 전화를 하시면 일반전화를 하셔야지 긴급전화로 얘기를 하면 안되죠. 여보세요.
▶김 지사 = 누구냐고 이름을 말해봐 일단.
▶소방관 = 뚜뚜~(소방관이 전화를 끊었다)
경기도지사에게는 경기도 소방의 최고책임자로서 모든 경기도 소방공무원을 지휘 및 감독할 책임과 의무가 있을 지언정 다른 경기도민보다 빨리 구조될 특권은 없다. 또한 비상전화로 전화해 개인적인 호기심을 해결할 특권도 없다.
따라서 119에 전화를 해서 <나는 도지사다>라는 사실 따위는 말할 필요가 없으며, 전화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집요하게 따질 필요도 없다. 더군다나 응급전화 응대관련 근무규정에 도지사에게 전화가 오면 특별 대우를 하라는 지침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김문수 도지사의 119 전화 해프닝으로 인해 119와 112 응급전화 담당 공무원들은 <나는 대통령이다>, <나는 경찰청장이다>, <나는 국무총리다>등의 장난 전화가 걸려와도 응급전화라는 이유로 전화를 끊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이 참에 소방공무원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에 '불필요하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전화는 개무시해도 된다'는 규정을 삽입해 특권의식 젖어 사는 일부 정무직 고위공무원들이 특별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도록 함이 어떨까?
아무튼 내년 국정감사 때에는 119나 112에 전화를 해서 불필요하게 자기 신분을 밝힌 공무원들이 누가 있었는지 공개해 망신을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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