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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추운 날씨 탓에 대리기사를 기다리는 동안 히터를 틀기 위해 시동을 건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출발하지 마라고 주문을 외웠는데, 주문은 통하지 않았고 음주운전자가 탄 차는 전방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습니다.
곧바로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22:00]
경찰관 : "차량 번호가 보입니까?"
나 : "아.... xx노.... 아니 xx로....xxxx 흰색 S차량입니다"
경찰관 : "지금 위치가 어딘가요?"
나 : "아..... 여기가 발산역인데, 지금 공항로 진입하려고 하는 거 같아요"
경찰관 "어느 방면으로 이동하나요?"
나 : "아.... 88체육관 방향이요"
경찰관 : "네! 지금 출동하겠습니다"
경찰관 : "차량 번호가 보입니까?"
나 : "아.... xx노.... 아니 xx로....xxxx 흰색 S차량입니다"
경찰관 : "지금 위치가 어딘가요?"
나 : "아..... 여기가 발산역인데, 지금 공항로 진입하려고 하는 거 같아요"
경찰관 "어느 방면으로 이동하나요?"
나 : "아.... 88체육관 방향이요"
경찰관 : "네! 지금 출동하겠습니다"
근처에 강서경찰서도 있고, 화곡지구대도 있어서 경찰차가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같았지만, 3분이 지날 동안 사이렌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음주운전 차량이 강거구청 입구 4거리에서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 방면으로 우회전을 하더군요. 다시 112로 전화를 해 음주운전 차량이 강서경찰서 방향으로 이동중이라고 말하려는 순간! 음주운전 차량은 인근의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버렸습니다.
목적지까지 아무사고 없이 도착했으면 됐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음주운전차량이 주차장으로 들어가버리면 음주측정과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돌아갈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최종 목적지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종목적지가 이곳이었다면 차선 변경을 훨씬 빨리 했을 텐데, 갑자기 차선을 변경한 걸로 봐선 초행길일 가능성도 있어 보였고, 또한 상가에 볼일을 보러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통화중이던 경찰관에게 음주운전 차량이 현재 <아이파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고 상황 설명을 한 후 음주차량을 따라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갔습니다.
지하 주차장으로 따라가서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내리는 장면을 촬영하려고 했는데, 마음이 급한 나머지 주차권 뽑는 곳을 지나쳐 버려 시간이 지체됐고, 그 바람에 운전자는 이미 차에서 내렸더라구요. 그런데 둘의 대화를 들어보니 역시 이곳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습니다. 찜질방을 온 거거나 잘못 들어온 것 같아서 이들이 다시 운전석에 오르기 전에 경찰차가 도착하기만을 바랐죠.
22시 08분, 최초 신고 8분후 관할 경찰서 경찰관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현재 위치와 상황을 설명했더니 "경찰관이 곧 출동할할 거니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군요. 알았다고 하고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경찰관이 도착하길 기다렸습니다.
22시 17분, 현장에 경찰관 두 분이 출동하셨습니다. 사실관계를 설명했더니 예상대로 <운전자가 차에서 내린 상태라 법적으로 음주 측정을 하는 게 곤란하다>고 하시더군요. 실제로 법원은 이와 유사한 경우의 사례에서 음주운전자가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지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오리발을 내밀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경찰관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경찰관 말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차적을 조회해보니 차주가 강북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더군요. 따라서 운전자가 집에 가기 위해 다시 핸들을 잡으면 음주측정도 가능하고, 현행범으로 체포도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찜질방에 간거라면 잠복을 할 수도 없는 일인지라 난감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예외없이 고생을 하시는 경찰관 아저씨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저는 일단 현장을 떠났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해당 음주운전자의 차량에는 국가유공자 카드가 걸려 있었다는 건데요. 자기 또는 자신의 부모가 아무리 국가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되겠죠?
이렇게 크리스마스 밤 갑자기 시작된 음주운전 차량 추격전은 20분 만에 싱겁게 끝이 났습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방금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으~구....."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런 건 좀 잘했다고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아무튼!!!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는 음주운전! 하지도 말고, 권하지도 말고, 눈감아 주지도 맙시다!
목적지까지 아무사고 없이 도착했으면 됐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음주운전차량이 주차장으로 들어가버리면 음주측정과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돌아갈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최종 목적지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종목적지가 이곳이었다면 차선 변경을 훨씬 빨리 했을 텐데, 갑자기 차선을 변경한 걸로 봐선 초행길일 가능성도 있어 보였고, 또한 상가에 볼일을 보러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통화중이던 경찰관에게 음주운전 차량이 현재 <아이파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고 상황 설명을 한 후 음주차량을 따라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갔습니다.
지하 주차장으로 따라가서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내리는 장면을 촬영하려고 했는데, 마음이 급한 나머지 주차권 뽑는 곳을 지나쳐 버려 시간이 지체됐고, 그 바람에 운전자는 이미 차에서 내렸더라구요. 그런데 둘의 대화를 들어보니 역시 이곳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습니다. 찜질방을 온 거거나 잘못 들어온 것 같아서 이들이 다시 운전석에 오르기 전에 경찰차가 도착하기만을 바랐죠.
22시 08분, 최초 신고 8분후 관할 경찰서 경찰관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현재 위치와 상황을 설명했더니 "경찰관이 곧 출동할할 거니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군요. 알았다고 하고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경찰관이 도착하길 기다렸습니다.
22시 17분, 현장에 경찰관 두 분이 출동하셨습니다. 사실관계를 설명했더니 예상대로 <운전자가 차에서 내린 상태라 법적으로 음주 측정을 하는 게 곤란하다>고 하시더군요. 실제로 법원은 이와 유사한 경우의 사례에서 음주운전자가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지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오리발을 내밀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경찰관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경찰관 말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차적을 조회해보니 차주가 강북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더군요. 따라서 운전자가 집에 가기 위해 다시 핸들을 잡으면 음주측정도 가능하고, 현행범으로 체포도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찜질방에 간거라면 잠복을 할 수도 없는 일인지라 난감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예외없이 고생을 하시는 경찰관 아저씨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저는 일단 현장을 떠났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해당 음주운전자의 차량에는 국가유공자 카드가 걸려 있었다는 건데요. 자기 또는 자신의 부모가 아무리 국가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되겠죠?
[음주운전 신고해보니, 이렇게 하면 될 듯]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112에 전화를 걸어 음주운전 차량을 신고한다고 말한 후 1)차량번호 2)차종과 색상 3)현재 위치와 진행방향을 설명하세요. 그러면 경찰은 해당 차량의 동선을 예상한 후 이동 경로에 경찰관을 출동시켜 음주측정을 할 것입니다. 이 운전자도 원래 자신의 집으로 이동했다면,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배치된 경찰관에게 체포되었을 겁니다.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112에 전화를 걸어 음주운전 차량을 신고한다고 말한 후 1)차량번호 2)차종과 색상 3)현재 위치와 진행방향을 설명하세요. 그러면 경찰은 해당 차량의 동선을 예상한 후 이동 경로에 경찰관을 출동시켜 음주측정을 할 것입니다. 이 운전자도 원래 자신의 집으로 이동했다면,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배치된 경찰관에게 체포되었을 겁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밤 갑자기 시작된 음주운전 차량 추격전은 20분 만에 싱겁게 끝이 났습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방금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으~구....."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런 건 좀 잘했다고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아무튼!!!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는 음주운전! 하지도 말고, 권하지도 말고, 눈감아 주지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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