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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진중권 해병대 사디스트 발언, "군대 갔다온 게 자랑이냐"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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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네티즌 진중권이 자신의 트위터에 해병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 논란이 예상된다.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에 해병대를 귀신 잡는 해병이 아니라 해병 잡는 해병이라며 조롱했다. 이어서 그는 해병대 내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를 변태성욕자인 사디스트들의 행위로 묘사해 비난의 수위를 높혔다.


의도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그의 발언은 자칫 해병대 전체를 비하할 수 있으며, 해병대 장병들에게 심한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이다. 듣보잡 발언으로 벌금형에 처해졌음에도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가는 진중권을 보면 형사처벌만으로는 사람의 언행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진중권은 과거 진보신당 당원 게시판에 "군대 갔다 온 게 자랑이냐?"라는 제목의 글을 남긴 바 있다. 그의 글에는 "요즘 군대는 옛날처럼 무섭게 줘 패는 분위기도 아니고 복무기간도 2년으로 팍 줄었건만, 왜 그렇게 군대에 목매는지 이해할 수다 없다. 재워주지, 거기에 공짜로 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 시켜주기, 신체 좋은 놈들은 스카이 다이빙, 스노 쿨링, 스키까지 국비로 공짜로 시켜주지, 밤바다 쓸데없이 트집 잡아서 때리는 것만 없으면 그냥저냥 살만 하더라"라는 망언들이 가득했다. 군대를 무료 체험 단체 정도로 만만하게 보던 그가 이제와서 사디스트들이 득실거리는 공포의 변태집단으로 묘사하고 있는 이유는 '인기영합주의적 발상'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저정도 수위의 발언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비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정도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비판에 불과하다. 문화평론가이자 파워 네티즌이라면 감정적인 비판이 아닌, 비판의 대상이 되는 집단 구성원들 조차도 공감할 수 있는 이성적이고 건설적인 비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중권의 주장처럼 후임을 괴롭히는 비겁한 고참을 모두 구속시키면 군대 내에서 가혹행위는 일시적, 제한적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가혹행위가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혹행위가 발생하면 그때가서 가해자를 처벌하는 방식은 굉장히 원시적인 문제해결 방법이다. 지금 해병대에 필요한 것은 겉으로 들어난 환부를 도려내는 외과적 처방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고 곪아 있는 환부를 치료하는 내과적 치료다.

진중권과 같은 인물들이 자주 범하는 선동적 발언의 오류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내과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외과적 치료만 하고 돌려보낼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해병대 지휘부 입장에서는 진중권처럼 "가해자를 구속하라"라며 떠들어 주는 자들이 반가울지 모른다. 자신들보다 계급이 낮은 상병과 병장만 모조리 구속시켜버리면 되니까.

진중권의 해병대 사디스트 발언이 눈에 거슬리는 이유는 바로 해병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 사고들이 정신이상자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님에도 마치 정신이상자 몇 명만 구속시켜버리면 해결될 문제처럼 격하시킴으로써 해병대 지휘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래서 진중권의 독설은 해병대를 변화시키는 이로운 독이 아니라 오리혀 해병대를 더 병들게 만드는 해로운 독만 가득 담은 불필요한 발언에 불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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