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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 이상우씨(이하 이상우)가 군복무기간 연장이 필요성을 주장했다. 18개월 단축안은 전문성 부족, 군 병력 부족 등의 문제로 무리가 있다며 24개월로 재연장 해야 한다고 하는데, 맞는 말도 있고 시대착오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상우의 주장처럼 군의 병력이 부족한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24개월로 군복무기간을 연장한다고 해서 인구감소에 의한 병역자원 감소의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다. 물론 지금 당장은 어느정도 해소되겠지만, 이건 인구감소에 따른 사회문제로 보건복지가족부 소관의 문제이지 국방부가 복무기간 연장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전문성 부족 문제도 부정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70년대생들은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1년 4개월 정도 되면 이제 '아~ 이제 소대 돌아가는 시스템을 좀 알겠네"라는 생각이 들 때인데, 요즘은 1년 4개월 되면 전역하면 뭐할까 고민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가장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할 나이인 30대에 명퇴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긴 한다.
그렇다고 이상우 말처럼 24개월로 군복무기간만 연장하면 전문성 부재의 문제가 해결될까? 개인적으로 군복무기간 연장을 통해 군의 전문성을 높이려면 최소한 3년 3개월 정도로 군복무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업군인이 최소 3년 이상 복무하는 게 아니겠는가.
그럼 설마 현역 병사 보고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니까 3년 정도 국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겠나?"라고 묻는다면 "대가리 총맞았냐?"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거다. 이렇듯 개인의 기본권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군의 전문성 강화를 원한다면 모병제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미 군복무기간을 2년 이하 수준으로 단축한 상황에서 갑자기 2년으로 연장한다고 하면 저항이 만만치 않을 테고, 군의 사기저하 문제도 심각할 거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최소한 이상우처럼 군복무기간 연장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보려고 하면 안된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는 모병제 확대의 방법을 검토해야 할 테고, 병력 감소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회복무요원 축소와 여군장려 정책과 같은 외부요소를 끌어들일 생각을 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고위공직자들의 자녀들이 부당하게 병역면제를 받는 일이 없도록 특단이 조치를 강구하는 노력부터 보여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미국 사람 아빠, 캐나다 사람 아빠, 일본 사람 아빠가 고위공직자 행세를 하는 상황 속에서 복무기간 연장을 논하는 것은, 글쎄.....올시다.
이상우의 주장도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니지만, 좀 더 거시적인 안목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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