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겠다는 국회 때문에 버스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재발하게 생겼다. 세상 어디에도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지정해 택시사업을 육성하는 나라는 없다. 택시는 특성상 노선과 운행시간을 정할 수 없고, 불특정 다수를 대량으로 운송하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될 수 없음에도 국회 국토해양위는 택시를 대중교통의 범주에 포함시켜 보조금을 지원하려고 한다.
국회 국토해양위와 택시 관계자들은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게 되면 대중교통환승제도에 따라 저렴한 요금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며 택시의 대중교통화의 편리함만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환승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은 모두 국가 제정으로 보존해줘야 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 압력은 가중될 것이다.
버스업체의 적자를 보존해주던 대중교통지원금을 택시와 나눠가지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아마도 버스요금이 오를 거다. 결국 택시 타는 일부 사람들을 위해 절대 다수의 서민들이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택시가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엄청난 재정이 투입된 버스전용차로의 의미도 퇴색될 것게 뻔하다. 특히 택시가 버스전용차선으로 무리하게 진입할 경우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택시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버스승하차장에 정차하게 되면 버스의 흐름이 끊겨 시민불편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버스전용차로가 막히게 되면 오랜 시간 준비한 수도권 버스정보시스템, 즉 버스의 도착 예상 시간을 알려주는 편리한 제도도 무용지물이 될 거다. 버스정보시스템은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대중교통편의시설이다.
택시 기사들은 하루 12시간 일하면 120~130만원을 번다며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금전적 지원이 아닌 체질 개선, 즉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한다. 택시 기사들이 12시간을 일해도 돈을 못 버는 이유는 택시가 25만대나 되기 때문이다. 택시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 글은 보면 기분이 나쁘겠지만 현재의 제도하에서는 아무나 택시기사가 될 수 있다. 거기에 불법 도급택시까지 판을 치는 세상이다.
택시가 25만대나 되다보니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체질은 개선하지 않고 퍼주기식 정책만 내놓은 국회 국토해양위는 누구를 위한 위원회인가?
▲ 대부분의 택시가 예약제로 운영되는 독일
택시는 대중화를 시도하여 재정악화를 개선하려하지 말고 체질개선을 통한 고급화로 수익을 창출하는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 국토해양위는 택시요금이 오른다고 해서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지는 않지만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요금이 오르면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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