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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강용석 사퇴 후 의원실 풍경, 120만원 연금 언제부터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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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의원이 사퇴 선언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65세부터 국회의원 복지연금 120만원을 매달 수령하는 건데, 하지만 그가 사퇴를 선언했던 2월 22일 밤 홍대 앞 강용석 의원실 간판에는 여전히 불이 켜져있었다.


강용석 의원이 제출한 국회의원 사직서가 처리되려면 두 가지 절차에 따라야 한다. 1)국회가 회기 중일 경우 본회의에서 제적의원 1/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거나, 2)폐회 중일 경우에는 국회의장이 이를 수리해야 한다.

임시국회 회기는 3월15일까지지만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는 알 수 없다. 또한 돈봉투 사건으로 박희태 국회의장이 사실상 사퇴한 상황이라 국회의장의 수리에 의한 강의원의 의원직 사퇴처리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강의원은 18대 국회의원직 임기를 모두 채우고 나서야 연금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강용석 의원 입장에서는 연금보다는 의원 월급을 받는 게 10배 정도 이익이다. 국회의원 연봉이 1억2천이고 4급보좌관(2명) 연봉이 6440만원, 5급이 5300만원, 6급이 3600만원, 7급이 3100만원, 9급이 2400만원이니까, 강의원과 그의 의원실 식구들에게 앞으로 지출될 돈은 대략 2736만원 정도 될 것 같다.

나오는 돈을 받지 않을 수는 없으니, 강용석 의원과 그의 식구들은 마지막으로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떠나면 어떨까란 생각을 해봤다. 더군다나 강용석 의원은 평생 120만원의 연금을 받게 된다. 20년 동안 연금이 나오는 연금 복권보다 좋은 평생복지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화가난 시민들의 분노를 조금이라도 잠재우고 싶다면 연금을 포기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한 것 같다.

그런데, 뉴데일리 등 보수세력의 인터넷 신문은 강용석 의원을 <前 의원>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전 의원이라고 칭하며 마치  강용석 의원이 의원직에서 정식으로 물러난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데, 보수 언론들의 행태는 참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한편 강용석 의원은 "의혹제기 여부는 적절했다고 본다. 의학적으로 굉장히 특이 체질이었던 것이 아니었나, 많은 의사들이 그렇게 생각했고. 저도 거기에 동조해서 그런 의혹을 제기했다. 오늘 의학적인 판단이나 MRI 판독이나 세브란스 병원에서 과학적으로 판정했으므로 한 점 의혹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모두 받아들이겠다"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네티즌들의 비난에 대해 반박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의혹제기는 그럴듯 했던 것 같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한 표을 던졌던 나 역시 강용석 의원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었다. 그의 말처럼 의사들조차도 의혹이 있다고 생각할 만한 일이었는데,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이 어떻게 의심하지 않을 수 있었겠나. 오히려 그러한 의혹제기를 보고도 무조건 "헛소리 한다"며 박원순 시장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던 사람들을 보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구꼴통 못지 않게 눈을 가리고 세상을 보는 사람들도 많구나란 생각을 하게 해준 사건이었던 것 같다. (논란의 핵심이 된 MRI는 확보했으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정보인 키와 몸무게 조차 확인하지 않고 제기한 의혹이니 궁극적으로는 강용석 의원이 잘못이며, 그러한 행태가 보수세력의 전형적인 모습인 것은 확실함)

아무튼 국회의원이 특정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때에는 사직서 처리 결과와 무관하게 그 순간부터 월급이 지급되지 않도록 하는 법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죽을 때까지 연금혜택을 받으면서 불노소득까지 챙겨서야 되겠나. 고품격 출장 수사를 받고 있는 박희태 의장도 월급 봉투 받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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