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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의 블로그 검열, 제목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삭제요청!

마전 다음 신고센터로부터 메일 한 통이 왔습니다.
'4급 보충역되는 노하우'라는 글을 [불법 병역감면 조장 정보 게재] 사유로 포스트를 비공개 전환 되었다는 내용의 메일 이었습니다.

해당 글이 [불법 병역감면 조장 정보]인 이유를 묻자 병무청에서 삭제요청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에 블라인드 처리를 했다고 했습니다.


제목은 '4급 보충역되는 노하우지'만 내용은 공익이 되기 위해 발악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비하하며 4급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 4급을 받으려고 나이 서른살이 될 때까지 개고생하다가 겨우 공익이 되면 행복하냐는 식의 병역기피자 비하성글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정당한 사유로 보충역이 된 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조심하며 글을 썼을 정도로 뺑끼 쓰지 말자는 내용이었죠.

그러나 병무청은 해당 글을 '불법 병역감면 조장 정보'라고 자의적인 판단을 한 후 '공문'이라는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였습니다.

병무청 공문 내용

▲ 병무청에서 다음측에 발송한 공문 내용

저는 제 글에 불법성이 없으며 사위행위에 의한 병역 기피 및 감면을 조장하는 글이 아니라고 확신했기에 병무청 홈페이지에 항의성 질문 글을 올렸습니다. 참고로 정보통신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 44조 7을 근거로 들어 해당 글의 삭제요청을 하려면 해당 글이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敎唆)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여야만 글의 삭제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해당 부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로 전화 답변을 하였습니다.

1. 해당 글 본문에는 불법성이 없다. 그것은 우리(병무청)도 알고 있었다.
2. 하지만 '4급 보충역 되는 노하우'라는 제목이 사위행위에 의한 병역기피 및 감면을 조장한다.
3. 따라서 삭제요청을 하였다.
4, 잘못은 인정한다.
5. 하지만 글을 복구 하고 싶다면 제목을 수정하라!


제 글이 불법이거나 불법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다음측에 '공문'을 발송하여 글의 삭제요청을 한 것은 명백한 공무원의 월권행위이며 동시에 불법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형식적 법치주의에 입각하여 생각한다면 해당 공무원은 개인의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헌법 제29조). 

단순히 제목이 '4급 보충역 되는 노하우'라고 해서 글의 삭제를 요청하는 것은 그야말로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며 대포로 참새를 잡으려는 과잉행위입니다. 더군다나 제목에 불법성이 있냐는 질문에 '불법성은 없지만 신문, TV보다 파급력이 큰 블로그의 특성상 제목도 문제될 수 있으며 네티즌들이 해당 글을 퍼 나르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는 너무나도 자의적인 해석과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내 놓았습니다.

병무청이 삭제요청을 사유라고 밝히는 제목의 불법성 역시 '불법은 아니다'라고 인정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지나가는 시민의 물건을 뺏은 후 "물건을 돌려 받고 싶으면 춤이라도 춰봐"라고 하는 깡패집당의 그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해당 공문을 보면 실무관, 행정사무관, 팀장(전결)의 결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이 되려면 최소한 행정법과 헌법의 각 단원 주제 정도는 공부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비상식적인 짓을 해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개인의 기본권은 군홧발로만 짓밟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분명 병무청 관계자는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제목을 수정하지 않으면 다음측에 복원요청 공문을 보낼 수 없다며 마치 하명이라도 하듯 조건을 내걸었는데요. 자신들의 잘못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다고 봐야겠죠?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겠지만 관공서의 인터넷 검열 문제가 비단 저에게만 일어난 일일까라는 의문이 들기에 웃어 넘길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병무청에게 한마디만 더 하고 분노의 글을 마치겠습니다.
병무청이 진정으로 병역기피를 현상을 막고 싶다면, 일개 블로거의 제목에 백태클 걸지 말고 사회지도층이라 불리우는 고위공무원과 그 식솔들의 병역비리 방지에 힘을 쏟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