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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집행자를 보고 느낀점


늘 영화 집행자을 보고 왔습니다. 네티즌 평점은 7점대 후반으로 그리 높지 않았지만 10억이라는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가 예매순위 1위를 했다는 말에 많은 기대를 하고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최근의 사건들을 떠올리며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집행자라는 영화는 영화가 다루는 소재의 특성상 최대한 객관적이어야 하고 사실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관객들이 사형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집행자는 그런 부분에서 매우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집행자에서는 사형수가 모든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형수가 바닥 밑으로 떨어지는 것 처럼 묘사했는데 실제로는 사형 집행 직전 커튼이 쳐지기 때문에 사형 순간을 보는 사람은 집행관 뿐이며 종교인들 중 일부는 바닥 아래로 떨어져 밧줄에 걸려 있는 사형수를 보게 됩니다.

또한 사형집행은 한 명에 최소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보통 20분 정도는 그냥 매달아 두고 20분이 지나면 밧줄을 올린후 행형법시행령 164조에 따라 5분 후에야 밧줄을 풀어 줍니다. 보통 영화를 보면 범죄자가 피해자의 목을 밧줄 등으로 조르면 금방 숨이 끊어지는데 그건 밧줄이 얇기 때문에 가능한거고 교수형에 사용되는 밧줄은 굵기 때문에 사형수가 최소 3~4분은 고통 속에서 바둥바둥 거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팔과 다리 등에 밧줄을 묶지만 실제로는커튼을 치고 몸을 묶은 후 커튼을 열어 줍니다. 이유는 손과 발만 묶는 것이 아니라 항문도 밧줄로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항문을 막는 이유는 배설물이 흘러나오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사형 실패시 어떻게 될까요?
사형 참관인으로 수차례 사형 현장을 지켰던 검사장까지 지내셨던 검사출신 변호사분의 말에 따르면 잠시 쉬었다가 재시도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나이든 사형수의 사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집행관의 실수로 사형수가 질식도 하지 않고 목뼈도 부러지지 않아 사형을 재집행했었다고 하더라구요. 얼마전 미국에서는 사형수의 정맥을 찾지 못해 사형집행을 연기한 사건이 있었죠. 미국은 집행을 연기했지만 한국에선 연기란 없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 : 집행자 홍보 포스터



물론 이런 부분은 사형제도의 존폐론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르게 묘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 집행자는 사형과정의 참혹함을 지나치게 과장하여 표현하였고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집행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강조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금더 균형감각을 가진 영화였다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균형감각을 가진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 더 사실에 입각한 구성이 필요했겠죠. 영화가 후반으로 갈 수록 너무 감성적으로 흐른 것 같기도 하구요.

사형폐지론자들에게는 재밌는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저처럼 아직까지는 사형제도가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받는 영화라고 생각하며 후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