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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부평 커플 폭행 동영상 찍을 시간에 신고... 강력한 착한사마리아 인 법 제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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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커플이 도로변에서 말다툼하다 강력범죄 피해자가 됐다. 일면식도 없는 무리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것. 가해자 중 한 명은 술을 많이 마셔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뻔뻔함까지 보여주고 있다. 

 

집단폭행을 당한 20대 남성과 그의 여자친구는 갈비뼈와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5주(남자), 3주(여자)의 중상을 당했다.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고도 도움을 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저 그 상황을 촬영하고, 평가하고, 비판하는 사람만 있었을 뿐, 누구 하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범죄현장을 목격하고도,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 시민이 가해자만큼이나 무섭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에는 착한 사마리아 인 법, 즉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법이 없다. 반면 독일,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심지어 러시아와 중국도 구조거부행위를 처벌하는 착한 사마리아 인 법이 있다. 착한 사마리아 인 법은 누군가가 위험에 처했을 때 무조건 도와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형법은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을 구조해 주어도 자기가 위험에 빠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의(自意)로 구조해 주지 않은 자를 처벌한다고 하고 있다(형법 제63조 2항). 따라서 설령 우리나라가 착한 사마리아 인 법을 법제화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사건 목격자들에게 이 법을 적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지금보다는 조금 더 용기를 내지 않았을까. 

 

현행법상 남이 위험에 빠졌다고 해서 그를 도와줘야 할 의무는 없다. 우리나라에 착한 사마리아 인 법이 없는 이유는 이웃이 위난상황에 빠졌을 때 당연히 도움을 주는 것이 미덕인 나라였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기 때문에 도덕이 해결해야할 문제에 까지는 개입을 하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법이 개입할 때가 됐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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