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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뷰

오픈카의 역사와 정확한 명칭, 컨버터블이라고 불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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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카라는 말은 콩글리쉬다? 그렇습니다. 오픈카라는 말은 콩글리쉬에요. 오픈카라면 지붕이 항상 없어야 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지붕이 열리는 차는 지붕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지붕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차를 오픈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없는 차는 오픈카라기 보다는 로드스터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요즘은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작은 스포츠카를 로드스터라고 부르지만 로드스터의 정확한 의미는 지붕이 없는 차를 가리키거든요. 실제로 1900년대 중반까지 앞유리나 문짝이 없는 차를 로드스터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지붕이 열리는 차를 미쿡 사람들은 컨버터블이라고 부르고, 영국, 프랑스, 독일 사람들은 카브리올레라고 부르고, 이탈리아 사람들은 스파이더라도 부릅니다.

 

 

물론 위 사진처럼 초기의 자동차는 루프가 없는 오픈카였습다. 사진 속 기계는 최초의 자동차인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카>인데요. 페이턴트 모터카는 1886년 여름 뮌헨에서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지붕은 물론 앞유리까지 없어서 겨울에는 공개할 수 없었겠죠? 지금은 페이턴트 모터카를 최초의 자동차라고 말하겠지만, 아마도 당시 사람들은 말 없이 가는 신기한 마차 정도로 여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동차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벤츠는 13년 후 V.C.C라는 녀석을 출시하는데 이 녀석도 겨울에는 탈 수 없는 오픈카였습니다. 그래도 Wheel도 3개가 아닌 4개이고, 나름 A필러의 형태를 갖춘 자동차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한 차가 로드스터인거죠. 루프와 앞유리가 있는 클로즈드 카(클로즈 캡 차체를 가진 차)가 처음 등장한 것은 11년 후인 1910년입니다. 재밌는 사실은 클로즈드 카를 처음 생산한곳은 벤츠가 아닌 캐딜락이었죠.

 

 

클로즈드 카가 등장한 이후에도

 

다양한 형태의 오픈카와 카브리올레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의 성능이 급격하게 향상된 1970년대 이후부터 안전성의 문제로 인해 양산차 업체들은 컨버터블 자동차의 개발에 소극적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이 컨버터블에 대한 안전규제를 강화하면서부터 컨버터블 시장은 빙하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그래서 1976년 캐딜락은 엘도라도를 출시하면서 "이 시대의 마지막 컨버터블"이라는 감성적인 광고 카피로 컨버터블 마니아들의 심금을 울렸죠.

 

▲ 엘비스, 제임스 딘, 마릴린 먼로가 사랑한 캐딜락 엘도라도

 

하지만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하는 컨버터블 마니아들은 줄어들지 않았고, 이러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이한 디자인의 차들이 등장하는데, 포르쉐의 911 타르카가 그 중 하나입니다. 911 타르가는 운전석 뒤쪽에 마치 손잡이처럼 생긴 바를 설치해 자동차가 전복되도라도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변형 컨버터블이었던 거죠. 그러던 중 최초의 오픈카를 만들었던 벤츠가 세계 최초의 전동식 하드탑 컨버터블인 1세대 SLK를 출시하면서 컨버터블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초기의 전동식 하드탑 컨버터블은 지붕을 열고 닫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편안한 뒷자리는 사치였습니다.

 

▲ 오연서 차로 유명한 볼보 C70

 

그런데 요즘은 개폐시간이 상당히 단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드탑도 탑이 3조각으로 나뉘어 수납되어 뒷자리에 앉아도 크게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컨버터블 자동의 성능과 편의성이 향상되었습니다.

 

 

트렁크 용량도 충분하게 마련되어 있는데, 위 사진은 지붕을 수납하지 않았을 때의 트렁크 공간이고 아래 사진은 지붕을 수납했을 때의 트렁크 용량입니다. 

 

 

저 정도면 일상적인 드라이빙을 즐기기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한국 양산차 업체들은 왜 컨버터블을 개발하지 않는 걸까요? 

 

 

컨버터블 자동차를 만드는 게 굉장히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것도 이유겠지만 날씨도 중요한 이유일 겁니다. 스페인,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처럼 1년 내내 컨버터블을 타기 좋은 기후를 가지고 있었다면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도 컨버터블을 개발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영상 30도 이상의 폭염과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를 기록하는 날이 많고, 도심의 교통정체가 심하다보니 컨버터블은 그림의 떡인 게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컨버터블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죠.

 

얼마전 미니(MINI) 코리아는 가장 오랫동안 오픈 에어링을 한 미니 로드스터 & 컨버터블 오너에게 고가의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그 만큼 우리나라는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 힘든 나라입니다.  

 

그러나!!!!

 

1년에 30일 정도밖에 지붕을 열수 없어도 컨버터블은 모든 청춘남녀의 로망일 겁니다! 컨버터블을 세컨카로 보유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길 기원합니다. 이상 자동차 블로거로 변신한 모르겐의 자동차 컬럼 <오픈카의 역사>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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