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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이대우 마주치면 절대 모른척 해야, 신창원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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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이대우가 서울에 무혈입성했다. 이대우가 CCTV가 넘쳐나는 서울로 온 이유는 밀항을 시도하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만약 이대우를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이대우와 눈을 마주치지 말고 평소처럼 행동한 후 이대우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경찰에 신고하는 게 가장 현명한 대처법이다. 이대우는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을 만큼 위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대우는 7년 전 강도 혐의로 체포되었을 당시 경찰관을 흉기로 찌르고 난동을 부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발포까지하며 겨우 검거했던 위험인물이다. 올해 2월 체포되었을 당시에도 강력반 형사 3명이 위에서 누르고 있었지만 몸을 일으켜 세우며 반항했을 정도로 괴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 수갑을 찬 사람이 검찰청 복도를 혼자 걸어가고 있는 이 사진은 해외토픽감이 아닐까?

 

이대우의 괴력은 어느 정도일까? 비록 키는 작지만 몸무게가 8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돼지스타일로 강력팀 형사 두세 명이 달라 붙어야 겨우 제압을 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쎄고 동작이 빠르다고 한다. 교도소 수감 시절에는 혼자서 세 명의 조직폭력배 출신 수감자들과 싸워 이겼다고 하니 이대우는 단순히 힘만 쌘 게 아니라 신창원처럼 싸움 실력도 있는 인물인 거 같다.

 

감시가 소홀했던 남원지청을 탈출한 탈주범 이대우와 부산교도소를 탈출한 탈주범 신창원을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신창원과 이대우는 자주 비교되고 있다. 그럼 신창원의 싸움 실력은 어땠을까? 신창원은 한 쪽 팔을 깁스한 상태로 형사기동대 소속 형사 두 명과 격투 끝에 도주해 경찰을 웃음거리로 만든 바 있다. 당시 한 형사는 신창원을 향해 발포까지 했지만 결국 총까지 빼앗기는 굴욕까지 당했었다. 신창원은 며칠 후 개포동 아파트 단지에서 유도 2단, 태권도 4단의 무술 고단자 경관 2명과 다시 한 번 한 판 승부를 벌였으나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도주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신창원이 도주행각을 벌이던 당시에는 무도 경관을 쓰러트리는 싸움 실력과 잘생긴 외모 때문에 신창원 신드룸이라는 황당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대기업과 정부의 무능과 부패로 국민이 고통받았던 IMF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공권력과 싸우는(?) 신창원을 의적 또는 홍길동과 같다며 그의 도주가 영원하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고, 카페열풍이 불었던 1998년에는 신창원 팬카페까지 개설됐을 정도였다.   

 

 

오랜 도주생활 끝에 검거된 신창원. 그가 검거될 당시 입고 있었던 M사의 티셔츠는 양아치, 건달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심지어 M사 스타일의 짝퉁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다행히 이대우는 싸움만 잘하지 외모는 출중하지 않아 1999년에 있었던 웃지못할 해프닝은 일어나지는 않을 거 같다. 신창원의 외모와 이대우의 외모를 비교하는 것은 단순히 이대우의 외모를 비하하기 위함은 아니다. 신창원이 2년 6개월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도주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잘생긴 외모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창원은 도주 행각을 벌이면서 4명의 여성과 교제를 했고, 그 중 신창원이 탈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도피처를 제공하는 등 신고를 하지 않은 3명의 여성은 신창원이 검거된 후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신창원 검거 후 신창원의 동거녀를 경찰이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함). 하지만 이대우는 여성이 아닌 교도소 동기에게 연락을 하는 것으로 봐서 신창원과 같은 도우미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이대우의 도주기록(?)과 신창원의 기록(?)인 2년 6개월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두 사건 모두 사회와 격리되어야 할 위험인물이 사법기관의 감시망을 벗어나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로 도주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한 마디로 위험한 것은 신창원이나 이대우나 다르지 않다는 거다.

 

이대우의 도주행각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만약 이대우의 도주행각기 장기화되다가 검거된다면 그를 검거한 경찰은 특진의 혜택을 누려야 할까? 2년 6개월이 지나서야 신창원을 검거한 경찰. 하지만 신창원 검거의 공로로 6명이 1계급 특진의 영광을, 1명은 대통령 표창의 영광을 누렸다. 이대우는 이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빨리 검거되면 좋겠다.

 

또 한 가지 복잡한 문제는 이대우가 검거되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것일 거다. 신창원은 강도치사죄의 공동정범(사실 신창원은 살해행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나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동정범의 책임을 지게 됨)으로 이미 무기수였다. 때문에 검거 이후 +22년 6개월이 더 해지면서 사회와 완전히 격리되었지만 상습절도범인 이대우은 어떻게 해야 할까?

 

경찰도 무서워하지 않는 위험인물인 이대우도 우리 사회와 영구격리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대우를 검거해도 그의 신병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일전에 회복적 사법과 함께 등장한 치료적 사법에 대해서 소개를 했는데, 이대우도 전문가들이 그의 인생을 분석하고, 그가 왜 계속해서 절도행각을 벌이는지 원인을 찾은 후 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현재의 이대우는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절도를 할 위험인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공통점은 유명 경찰과 이름이 같다는 거다. 신창원은 경찰대 교수였던 표창원 씨와 이름이 같다. 탈주범 이대우는 강력계 형사 이대우 팀장과 이름이 동명이인이다. 아무튼 이대우가 빨리 검거되길 바라며, 그가 자신의 재능인 괴력을 절도와 폭행이 아닌 동명이인인 이대우 형사처럼 좋은 일에 쓸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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