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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서울대 담배녀, 줄담배는 성폭력? 모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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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이즘보다 무서운 페미니즘

 

 서울대학교 사회대 학생회장을 맡고 있던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장녀 수진양이 이른바 ‘서울대 담배녀’ 사건으로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수진양이 짊어진 죄목은 성폭력 2차 가해자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수진양이 오히려 피해자처럼 느껴진다.

 

수진양이 학생회장 자리에서 사퇴하게 된 이유는 일명 서울대 담배녀가 지난해 3월 “이별을 통보하던 남자친구 B씨가 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해 여성인 나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발언권을 침해하는 등 억압적인 발화상황이 있었다”며 전 남친인 B씨를 성폭력 가해자로 규정한 후 사회대 학생회에 신고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했다는 것은 담배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전근대적 사고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

 

 

마치 위와 같은 담배 포스터가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여성 흡연자들이 주변 눈치를 보며 숨어서 담배를 피우던 시절에나 통할 이야기다. 당시에는 담배 포스터가 남성성을 과시해 여성을 억압하려 한다는 여성 단체들의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여성들도 남성과 거리에서 맞담배를 피우는 세상이 되었는데 담배와 남성성을 연결 지으려는 서울대 담배녀의 논리을 이해하기 힘들다.

서울대 담배녀의 말처럼 줄담배를 피운 남성의 행위가 남성성의 과시 행위이며, 그러한 행위가 성폭력으로 귀결된다면 담배회사에 위와 같은 경고문을 표시하라고 시위부터 해야 할 거 같다. 그리고 위와 같은 경고 표시를 하지 않은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사실 사랑하는 여성 앞에서 줄담배를 피운다는 건 드문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을 헤치는 행동을 할 남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서울대 담배녀는 굴욕을 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성폭력이 될 수는 없다. 모욕이라면 몰라도.

 

 

▲ 영화 '달콤한 인생' 화면 캡쳐 / 명대사

 

만약 여성 앞에서 줄담배를 피우는 행위가 남성성을 과시하는 성폭력이라면 지하철에서 화장을 하는 여성들, 가슴의 절반을 노출한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 코 끝이 찡할 정도로 향수를 심하게 뿌리고 다니는 여성들도 여성성을 과시해 남성을 위축되게 하는 성폭력자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여성을 성폭력자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불쾌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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