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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박주영 골 넣자 언론사 띄어주기 도 넘어

입영연기를 위해 모나코 이민을 선택한 박주영. 그가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것을 보고 분노를 느낀 사람이 상당히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주영의 입영연기 신청이 받아들여진 이유는 병무청이 박주영의 약속을 믿어서가 아니라 박주영이 국외이주자의 입영연기신청 조건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약속이행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허가 따위는 병역법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즉 병무청은 박주영을 국외이주민를 목적으로 해외에 장기체류중인 자라고 판단하고 그에게 해외여행기간연장 허가를 한 것이다. 그런데 그는 홍명보 감독과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서 이런 말을 했다. "병무청에도 병역의무를 이행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했고, 반드시 현역으로 입대할 거다"라고.

 

그런데 현역으로 입대하겠다는 말은, 모나코로 이민갈 의사가 전혀 없음을 천명 한 거다. 이는 스스로가 국외이주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만든 병역법을 악용해 해외여행기간연장 허가를 받았다고 자백한 게 아닌가? 나는 그의 기자회견 기사를 읽으며 '며칠 후 박주영이 위계공무집행방해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고, 어제는 골까지 넣었다. 그리고 '기도 세레모니'까지 했다. 

 

 

공무원이 될 마음도 없으면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병역을 기피한 MC몽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인정되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았다. 공무원이 될 마음도 없으면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MC몽과 모나코인이 될 마음도 없으면서 모나코 이주민 행세를 한 박주영 중 누가 더 나쁜 놈인지는 모르겠으나, 둘 다 위계로서 병무청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은 마찬가지인 거 같다.

 

병역기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박주영이 대표팀에 승선한 것도 문제지만 논란이 해소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골을 기록했다는 이유 하나로 <실력으로 논란을 종식시키다>, <돌아온 골잡이, 박주영>, <박주영 희망을 쏘다>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쓰는 것은 아무리 스포츠 신문 기자라고 하지만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의식이 지나치게 결여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축구실력을 병역 논란과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 축구실력이 좋다고 해서 법의 헛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충족시킨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박주영의 과오를 잊어버린 네티즌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었다. 박주영을 왜 비판하는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를 옹호하는 글을 보니 박주영이 올림픽에서 결승골이라도 기록하면 <박주영 병역면제 청원>이라도 올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무개념 기사에 대해 더 많은 네티즌들이 비판을 가하고 있다는 거다.

 

 

박주영이 골을 넣음으로써 병역 논란을 잠재우기 시작했다는 막장 타이틀 기사에 많은 네티즌들이 분노의 댓글로 기자를 비판했다. 체류일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빨리 한국을 떠나라는 철이님의 댓글이 박주영의 현재를 가장 잘 표현한 댓글 같다. 대한민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되는 자가 올림픽 대표선수라니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다.

  • 김진영 2012.07.15 0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사대로라면 엠씨몽과는다르죠 입대연기와병역기피는다른겁니다 군대안간다는것도아닌데 ㅋ

    • 병역기피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을 연기하는 행위는 병역기피행위입니다. 공무원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입영연기 요건을 충족시켰기에, 그의 입영연기신청은 허가됨이 타당하나, 공무원이 되려는 내심의 의사 없이, 입영을 연기하려는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활용한 경우가 병역을 기피한 거죠. 박주영의 국외이주를 이유로한 해외여행기간연장신청 역시 요건은 갖추었으나 내심의 이사와 목적 사이에 괴리가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군대를 가느냐 가지 않느냐가 문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