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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박주영 입영연기 문제 없나?

박주영 입영연기, 위법은 아니지만 법 자체에 문제 많아


박주영이 입영연기의 신기술을 선보이며 병역문제를 사실상 해결했다. 병역법시행령을 보니 박주영이 입영연기를 한 절차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 상식 밖의 결과지만 적법한 입영연기였다.

참고 :  병역법시행령 제149조(국외이주자 등의 처리) 1항 1호 및 병역법시행령 제129조 1항 6호 

 


코딱지만한 도시국가 모나코의 왕에게 10년 체류자격을 부여 받은 박주영은 앞으로 3650일간 훈련소에 입소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법의 입법취지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법이 사실상 해외 이주를 목적으로 외국에 체류중인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규정이다. 해당 시행령의 제목 자체가 (국외이주자 등의 처리)지 않는가. 또 국외여행기간 연장 허가를 받더라도 6개월간 국내에 체류하거나 국내에서 영리활동을 할 경우 기간연장 허가는 취소된다는 것도 정말 외국으로 영원히 떠날 사람들만 이 법의 혜택을 받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영주권을 취득한 경우뿐만 아니라 영주권 제도가 없는 국가로부터 5년 이상 장기 체류자격을 취득한 경우까지 기간 연장의 대상으로 보고 있어 이 법은 병역기피 내지는 면탈수법으로 악용될 가능성 매우 높다.  

박주영은 국외이주자 등의 처리를 다루는 규정을 잘 활용해 10년간 입영연기를 했다. 법적문제는 없다. 하지만 그가 활용한 시행령 자체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 한 마디로 법은 잘못 됐지만, 위법은 아닌 케이스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말과 비슷하게 들린다. 

특히 병역법상 현역 입대가 가능한 나이가 35세라는 점에 비춰보면 본 시행령의 입법취지와 달리 이민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사람까지 현역과 공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에, 박주영의 입영연기 사례를 통해, 정부와 병무청은 제2의 박주영이 탄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손봐야 할 것이다.

아무튼 해외이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규정을 활용해 장기 입영연기에 성공한 박주영! 그가 병역기피 의혹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현역입대 가능 시점인 35세 이전에는 입영연기 사유를 스스로 해소시키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입대시기를 약속하지 않고 해외이주민의 자격으로 입대 시기를 계속해서 연기한다면 더이상 박주영은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