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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멀티방 단속하면 끝? 멀티방 능가하는 노래방에겐 호재

 

정부가 청소년의 멀티방 출입을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멀티방은 PC방, 노래방, 비디오방, 플스방 등 다양한 기능을 합해 놓은 말그래도 멀티방이다. 하지만 멀티방 내부는 외부로부터 차단되 있어 청소년의 일탈장소로 지적되어 왔다.



그런데 과연 멀티방만 단속하면 정부가 인식한 사회문제가 해결될까? 청소년들이 멀티방에 출입하지 않는 효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청소년의 일탈이라는 근본적인 사회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유는 노래방에 가서 일탈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요즘 노래방에는 침대가 있다. 물론 노래방에 침대만 있다고 해서 성행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복도에서 내부가 들여다 보이면 침대는 있으나 마나다. 그래서 요즘 노래방에는 커텐도 있다.


멀티방과 노래방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개별 룸의 경우 통로에 접한 1면의 칸막이에는 반드시 투명한 유리창을 설치하고, 통로에서 실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멀티방에서 청소년 탈선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인 거다. 결국 멀티방을 청소년의 일탈장소로 만든 것은 공무원의 직무유기이지, 멀티방 자체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더욱이 외부와 차단된 멀티방이 청소년의 일탈을 부른다는 정부의 논리하면 노래방도 멀티방처럼 청소년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 상당수 노래방이 통로에서 실내를 볼 수 없도록 커텐을 치거나, 선팅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멀티방만 청소년의 출입을을 금지시킨 것은 노래방 업주들에게 이득을 주는 차별적 규제에 불과하며, 귀차니즘에 빠져 단속을 포기한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란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말 청소년 일탈을 방지하고 싶다면, 멀티방과 노래방을 폐쇄적인 공간에서 오픈된 공간으로 바꾸려는 노력부터 했어야 한다고 본다. 단지 멀티방에서 청소년 일탈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첩보에만 근거해 "청소년 출입금지"라는 초강수를 두는 건 청소년들이 노래방으로 몰리도록 하는 풍선효과를 전혀 고려치 않은 탁상공론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멀티방이 청소년 일탈의 장소로 사용된 본질적인 문제, 즉 외부차단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단지 청소년 출입만 금지시킨 정부는 "성인들은 멀티방에서 붕가하세요"와 다름 없는 막장 정책이다. 특히 규정에 따라 운영중인 건전한 놀이 공간인 멀티방 업주들 입장에서는 노래방과 멀티방을 정당한 이유없이 차별하는 행위라고 주장할 수 있기에 해당 정책은 철회되어야 함이 마땅해 보인다.

멀티방 청소년출입금지 결정은 일탈 청소년의 성욕과 포샵(위조)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정책이란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거다. 결국 액면가가 높은 청소년들은 포샵을 통해 일탈을 계속해 나갈 것이고, 정말 플스나, Wii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하는 순진한 고딩들의 놀이문화는 빼앗게 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기에, 이번 정책은 결코 사회 전반에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