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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초고층 아파트, 유산율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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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층 아파트는 대한민국에서 부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 사람들이 아파트에 산다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그런데 유럽 사람들이 아파트를 싫어하는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도 한 몫한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과 주택에 사는 사람의 유산율이 다르다는 사실은 유럽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본 도카이대 의학부  '오사카 후미오'교수가 초고층 아파트의 유산, 사산 등 이상분만 사례가 주택 및 저층 아파트의 그것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층 이하에 거주하는 임신부의 유산율이 8.9%인데 반해, 10층 이상에 거주하는 임신부의 유산율은 무려 19.4%에 달했다. 서구의 연구결과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니 실제로 10층 이상의 건물에서 생활하는 임신부가 이상 분만을 할 확률은 20%에 이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당연히 20층, 30층 이상으로 올라갈 수록 이상 분만의 가능성은 커진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초고층 아파트가 부의 상징이니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산지대에서는 긴 시간 수면을 취해도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다. 초고층 아파트 입주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초고층 아파트 입주민들에게는 비행기 탑승시 발생하는 비행 증후군이 나타난다는 내용을 담고있는 국내 논문도 있다(아파트 주거 층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국토해양부 2001년). 또 아동 우울증도 초고층 아파트 거주의 부작용 중 하나인데,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서구 사회에 아파트가 몰락한 1970년부터 보고되었다.

초고층 아파트는 화재에도 취약하다. 초고층 아파트의 화재 취약성을 보고한 논문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1974년 개봉작인 영화 타워링만 봐도 초고층 아파트가 얼마나 위험한 주거공간인지 알 수 있다. 

엘리베이터 사고도 초고층 아파트의 불안요소 중 하나이다. 목동의 한 초고층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가 급상승해 입주민의 머리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건강, 안전 등 중요한 부분에서 문제점이 보고된 있는 초고층 아파트.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높은 주거형태다. 해운대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300m 높이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입주를 마쳤고, 서울에도 10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강에도 좋지 않고, 화재에도 취약한 초고층 아파트가 계속해서 건설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건설사 입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건설사 살리기에만 앞장서지 말고, 초고층 아파트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는 일에도 앞장 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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