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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자전거 전용로가 필요한 나라 vs 필요 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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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풍경입니다. 자동차와 자전거가 가장 잘 공존하고 있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암스테르담의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전거 전용로가 어떤 곳에 필요한지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선 자전거 전용로는 평지에 생겨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은 곳은 자전거 전용로를 설치해도 이용율이 저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음으로 도로율이 높은 지역에 설치해야 합니다. 도로율이 낮으면 차량 정체로 인해 자가용 운전자들이 자전거 전용로를 침범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사고 발생의 위험도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하이 힐'에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자전거를 타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네덜란드의 사회문화도 자전거 이용촉진에 한몫을 담당했을 겁니다.


반면 우리는 어떤까요? 서울의 자전거 전용로 주변을 달리다 보면 자전거 전용로가 왜 필요 없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전용로를 달리는 자전거를 보는 것 보다 자전거 전용로를 침범한 차량을 목격하는 것이 훨씬 쉽죠.

오르막길도 많고, 도로율도 낮아 차량정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서울에서 자전거 전용로를 달리는 인파를 상상하는 것은 허황된 꿈이 아닐까요?

외국에서 성공한 자전거 정책이라고 해서 국내에 무작정 도입을 하면 국민의 혈세를 위 사진처럼 얌체 운전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내주는 꼴이 되고 만다는 사실을 정부가 깨우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서울시가 꿈꾸고 있는 회전교차로도 당장 그만둬야 할 것입니다. 도로율이 높고 양보가 생활화된 유럽에서 성공한 회전교차로를, 도로율이 낮고 그로인해 양보란 있을 수 없는 서울에 도입한다면 교통지옥을 불러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죠.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를 국내에 무비판적으로 도입하려는 서울시와 지자체들의 졸속행정이 사라지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부는 절대 선진행정을 논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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