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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진중권 폄하논란, 라스트갓파더 안보겠다? 12세의 눈으로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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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씨가 라스트갓파더를 보지 않겠다는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한 사람의 발언을 해석까지 해야할 필요는없겠지만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어서 그 마음을 표현해 볼까 합니다.

<진중권 폄하논란, 개인의 취향 vs 파급력 생각했어야!>

문화 평론가에게 필요한 것은 선입견이 아닌 열린 마음

"유감스럽게도 난 한 번 불량품을 판 가게에는 다시 들르지 않는 버릇이 있어서 이번에는 봐드릴 기회가 없을 거 같다"는 말은 문화평론가 답지 않은 태도처럼 보입니다. 이번 심형래의 영화는 디워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인 만큼 다른 시각에서 비평을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문화평론가의 자세가 아닐까란 생각 때문인데요. 심형래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 만든 코미디 영화를 보지 않겠다는 이유가 기존의 SF영화 때문이란 것은 마치 수학 못하는 아이는 국어도 못할 거란 생각만큼이나 무서운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12세 관람가의 영화는 12세의 눈으로

간혹 영화 얘기를 하다보면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찾아야 하는 작품성을 코미디 영화에서 찾으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코미디 영화에서도 작품성을 찾을 수 있지만 그들이 찾는 작품성이란 그런게 아니라서 상대방의 귀를 괴롭게 합니다. 진중권 씨는 “예전처럼 심빠들이 난리를 친다면 뭐 보고 한 마디 해드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불상사는 다시 없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혹시라도 라스트갓파더를 보게 된다면 63년생의 눈이 아닌 99년생의 눈으로 영화를 감상해 주길 바랍니다.


형편 없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에 대한 기억

 

1997년 개봉했던 3인조라는 코미디 영화를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요? 거의 없을 겁니다. 참 재미 없는 영화였거든요. 제 친구 중엔 선입견이 강한 녀석이 하나 있는데, 이 친구는 3인조를 워낙 재미 없게 봐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3년 후에 만든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았습니다. 그 영화의 제목은 바로 공공경비구역 JSA였고, 그 형편 코미디 없는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의 이름은 박찬욱이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코미디 영화 만드는데는 재능이 없었지만 드라마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이후 박찬욱 감독은 그 유명한 복수시리즈를 만들며 한국 영화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 감독으로 성장합니다. 참고로 박찬욱 감독은 복수 시리즈로 명성을 쌓은 뒤 비와 임수정을 내세워 또다시 코미디 장르에 도전을 해보지만 쓴맛을 보죠(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우뢰뫼는 재미 없게 봤더라도 영구와 땡칠이는 재밌게 볼 수 있듯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평가하거나 평가절하하려는 행동은 굉장히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거의 경험을 거울삼아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좋습니다. 하지만 거울의 미러 효과 때문에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거울을 봐야 할 겁니다. 특히 물건이 아닌 누군가의 재능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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